새정치민주연합의‘탕아’정청래 최고위원이 돌아왔습니다.
30일 정청래 최고위원이 ‘공갈막말’파동이 벌어진 5월 8일 이후 146일만에 당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한 건데요, 이로써 새정치연합 당 지도부는 드디어 완전체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정 최고위원의 복귀로 당 지도부가 분열의 앙금을 털어내고 그토록 외치는 통합과 단결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돌아온 정 최고위원은 “안녕들 하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네며 “오랜만에 고향집에 온 듯한 기분”이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앞으로는 더 지혜롭게 말하겠다”라며 ‘공갈막말’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4ㆍ29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사퇴도 안 할거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치는 게 더 문제”고 비난했다가, 문 대표로부터 최고위원회 출석정지 조치와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직 자격 1년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주 최고위원의 복귀와 함께 당 화합 차원에서 최근 사면이 이뤄졌습니다.
정 최고위원의 특유의 당당함은 여전했습니다. 그는 지혜롭게 말하겠다면서도 “야당다운 야당을 위해서 할말은 또 하겠다”고 앞으로도 당의 저격수 노릇을 톡톡히 하겠다는 포부도 같이 밝혔습니다. 자숙의 시간 동안 자서전 집필과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팟캐스트 방송 ‘나는 정청래다’를 통해 벼려온 정 최고위원의 ‘거포’가 기대됩니다.
모처럼 꽉 찬 당 대표 회의실에도 훈풍이 불었는데요, 공갈막말의 당사자였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을 향해 “반갑다”며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다”고 격려했습니다. 문 대표도 “2ㆍ8전당대회로 출범한 당 지도부가 다시 모였다”며 “당이 이기기 위한 최고의 전략과 최고의 혁신은 통합과 단결”이라고 강조했고, 유승희 최고위원 역시 “정 최고위원이 오랜 시간 동안 은연자중(隱然自重)하고 돌아왔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죠.
최고위원회가 끝난 후 정 최고위원과 주 최고위원은 나란히 회의실을 나서는 다정한 모습을 보여 다시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자들이 복귀소감을 묻자 정 최고위원은 “보수는 하나만 같아도 단결하고 진보는 하나만 달라도 분열한다는 말이 있다”며 “참 가슴 아픈 말이다. 같은 것을 찾아내서 단결하고 화합하는 역할을 스스로부터 먼저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주 최고위원과 함께 당이 화합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활동도 같이 하겠다”며 앞으로 두 사람의 ‘찰떡호흡’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비로소 ‘완전체’가 된 새정치연합의 당 지도부지만, 이들이 갈 길은 멀고 험난해 보입니다. 당장 선거구 획정을 포함한 내년 총선룰 협상을 두고서도 지도부 내 이견이 상당하고 뿌리깊은 계파갈등은 임시봉합 상태입니다. 과연 새정치연합의 완전체 최고위원회는 당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요.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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