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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한 번쯤 볼만한 아이돌 ‘셀프 영상’ TOP 5

입력
2015.09.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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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에게 인터넷, 특히 SNS를 통한 활동은 매스 미디어에서의 노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되고 있다. 갈수록 빠르게 흐름이 변하는 음악시장에서 단지 노래를 발표하고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만으로는 팬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뿐더러, 인터넷을 통해 내놓는 각종 콘텐츠들이 SNS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때로는 매스 미디어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두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들이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 ‘V앱’등을 통해 내놓는 자체 제작 영상들은 아이돌이 팬들의 호감을 살 수 있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이제는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돌의 자체제작 영상 중 볼만한 몇 가지를 골랐다.

① 샤이니 - 셜록 안무 연습 영상

아이돌이 SNS, 또는 유튜브와 만나는 방법이 무엇인지 보여준 상징적인 예. 당시 ‘셜록’의 안무는 이미 TV를 통해 공개됐었지만, 카메라를 정면에 고정시키고 ‘셜록’의 복잡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촬영한 결과는 생각 이상이었다. 인물을 클로즈업하거나 카메라 무빙 등을 사용하는 TV와 달리 고정된 카메라는 ‘셜록’의 안무 동선을 명확하게 잡아냈고, 사람들은 이 안무가 생각보다 더 복잡할 뿐만 아니라 더 파워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무대가 아닌 연습실에서 간편한 복장을 입고 땀을 흘리며 춤을 추는 샤이니의 모습은 팬들에게 있어서는 ‘레어템’과 같은 것이었다. 이후 안무 영상은 거의 모든 아이돌이 반드시 공개해야하는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뮤직비디오 동영상 조회수가 일정 수치를 넘으면 공개하는 등 이벤트의 성격까지 갖추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기획사가 왜 TV가 아닌 인터넷만을 위한 영상을 찍고 퍼뜨려야하는지 그 의미를 가르쳐 준 콘텐츠.

② 방탄소년단 - 방탄 밤(Bangtan Bomb!)

방탄 소년단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1분 내외의 동영상 클립들이다. 멤버들의 사소한 잡담부터 공연장 뒷모습 등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하나 하나 나눠서 보면 피식 웃을 정도의 영상들이고, 팬이 아니라면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방탄 밤은 방탄 소년단이 데뷔 후 지금까지 계속 진행 중이고, 이 영상들은 방탄 소년단의 공식 활동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영상들과 방탄 소년단의 공식 활동을 더하면 방탄 소년단의 데뷔 후 2년의 시간들을 모두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새로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도 이 영상들을 보면 그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지 알 수 있다. 아이돌의 일상이 하나씩 쌓여 성장에 이른다. 인터넷의 ‘떡밥’들이 필요한 이유.

③ 마마무 - 암프리티 랩스타

마마무의 ‘음오아예’는 많은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한 곡의 히트만으로 팀이 안정적인 자리에 오르는 것은 아니고, 그들이 신곡을 준비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져 상황을 바꿔 놓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마무는 네이버의 스타 동영상 서비스인 ‘V앱’을 통해 ‘암프리티 랩스타’를 내놓았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의 내용을 마마무가 그들의 캐릭터에 맞춰 패러디한 ‘암프리티 랩스타’는 마마무가 노래뿐만 아니라 유머감각도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음오아예’로 그들에게 관심이 생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좋은 소재가 됐다.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 방송을 끝낸 휴방기는 흔히 활동을 쉬거나 공연을 하는 정도의 시기로만 생각하지만, 요즘에는 마마무처럼 활동기에 그들에게 관심이 생긴 사람들을 이런 TV밖 콘텐츠들로 확실한 팬으로 잡아두는 시기가 되고 있다. 가수들은 휴방기에도 TV 바깥에서 자체 제작하는 콘텐츠로 계속 활동을 하는 것이다.

④ 여자친구 ‘투혼 영상’ 직캠

지난해에는 EXID의 하니가 팬들이 직접 찍은 무대 영상인 ‘직캠’의 수혜자가 됐고, 올해는 여자친구다. 여자친구가 한 행사에서 ‘오늘부터 우리는’을 부르며 쏟아지는 비에 여덟번 넘어지는 영상은 외신에까지 소개되면서 큰 화제가 됐고, ‘오늘부터 우리는’은 음원차트에서 다시 순위가 올라가는 '역주행'을 하면서 신인 걸그룹들의 노래 중 가장 인상적인 곡이 됐다. 가수를 제작하는 기획사들이 인터넷, 특히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한 바이럴을 반드시 하는 이유. 다만 EXID는 묻혀 있던 곡이 ‘직캠’을 통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면, ‘오늘부터 우리는’은 ‘직캠’이 퍼지기 전부터 상당한 인기를 얻었고, ‘직캠’이 퍼지면서 그 인기가 더욱 확산된 쪽이다. 특히 그들이 넘어지는 영상이 화제가 된 것에는 여자친구가 이전부터 쌓은 건강하고 씩씩한 이미지가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무작정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뜨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팀이 표현하는 색깔과 잘 어울려야 하는 법이다.

⑤ 세븐틴의 ‘만세’ 안무 영상 (Hide & Seek 버전)

추석은 많은 아이돌에게 기회의 시간이다. 각종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을 양념처럼 끼워넣을뿐만 아니라 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 KBS ‘아이돌 전국 노래자랑’ 등 아이돌을 아이템 삼은 특집 프로그램들도 기획된다. 온 가족이 모여 보는 이런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강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세븐틴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추석 연휴 첫 날 그들이 최근 발표한 노래 ‘만세’의 안무 영상을 내놓았다. 그것도 아침에는 정면에서 찍은 안무 영상(Hide 버젼)을, 저녁에는 뒤에서 찍은 영상(Seek 버젼)을 각각 공개했다. 멤버 수가 열 셋에 안무 대형이 복잡한 세븐틴의 안무 특성상 이런 영상은 팬들이 바라던 것이었고, 특히 뒤에서 찍은 영상은 새로운 형식이었기에 큰 호응을 얻었다. 음악 방송이 일부 죽었던 추석 기간 동안 자체적인 콘텐츠를 통해 곡과 팀에 대한 호응을 계속 이어간 것. 인터넷에서 ‘떡밥’을 잘 풀면, 매스 미디어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효과적인 홍보가 가능하다.

방송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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