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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유리벽돌, 종이로 집을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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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유리벽돌, 종이로 집을 짓다

입력
2015.09.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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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랩 김찬중 소장이 디자인한 ‘스틸 이글루’는 스테인리스 패널을 쌓아 만든 파빌리온이다. 안에서 빛을 쏘면 주변의 그림자가 숲처럼 보인다. 금호미술관 제공
시스템랩 김찬중 소장이 디자인한 ‘스틸 이글루’는 스테인리스 패널을 쌓아 만든 파빌리온이다. 안에서 빛을 쏘면 주변의 그림자가 숲처럼 보인다. 금호미술관 제공

좋은 건축가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포착해내는 인문학자이며, 재료의 기술적ㆍ미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공학자이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의 건축전 ‘아웃 오브 더 박스’는 공학자로서의 건축가에 주목한다. 30~40대 젊은 건축가들이 이끄는 건축사무소 6팀이 여섯 가지 재료를 하나씩 맡아 자신이 상상하는 파빌리온(소형 구조물)을 만들었다. 새로운 물성의 가능성과 한계를 판별하는 실험이다.

시스템랩 김찬중 소장이 내놓은 ‘스틸 이글루’는 실용화 가능성이 높다. 스테인리스 패널 177장을 조립해 만든 원형 구조물인데, 양산형 패널이라 쉽게 생산ㆍ조립이 가능하다. 패널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안에서 빛을 비추면 주변에 빽빽한 숲 모양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와이즈건축의 장영철 소장은 잘 휘는 대나무로 곡선 지붕을 만들고 빈틈을 광목천으로 메웠다. “열대 지역에서 금방 구할 수 있는 재료인 대나무로 만들 건축물을 실험한 것”이라고 장 소장은 설명한다. 지붕 아래 들어서면 은은하게 퍼지는 대나무향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건축사무소 53427의 고기웅 소장이 제작한 '단순하게 복잡한'은 아크릴 파이프를 3D프린터로 만든 연결부위를 이용해 이어 만든 구조물로 미래 건축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다. 금호미술관 제공
건축사무소 53427의 고기웅 소장이 제작한 '단순하게 복잡한'은 아크릴 파이프를 3D프린터로 만든 연결부위를 이용해 이어 만든 구조물로 미래 건축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다. 금호미술관 제공

재료에 대한 상식을 뒤집은 건축도 제시됐다. 조호건축의 이정훈 소장은 연약한 종이를 강한 골판지로 재탄생시켰다. 관객들은 종이 건조물 위를 걸어다니며 그 강도를 시험할 수 있다. 나은중ㆍ유소래 소장이 운영하는 네임리스건축은 유리 벽돌 80장과 흙벽돌 120장을 섞어 작은 벽을 만들었다. 통유리가 아닌 새로운 건축형태를 제안한 것이다.

건축사사무소 53427의 고기웅 소장은 화려하게 구성된 곡선형 구조물을 만들었는데, 연결부위를 3D 프린터로 제작, 미래에 거대 구조물에도 3D 프린터가 활용될 가능성을 엿본다. 권경민ㆍ박천강ㆍ최장원 소장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 문지방은 투명 플라스틱으로 신성한 느낌을 주는 원형 건축물을 세웠다.

전시 12월 13일까지. 10월 17일부터 24일을 제외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건축가 한 팀이 참여하는 오픈 토크가 진행된다. (02)720-5114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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