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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청소년들 "음침한 통학로, 우리 손으로 바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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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청소년들 "음침한 통학로, 우리 손으로 바꿨어요"

입력
2015.09.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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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동생들을 위해 우리 손으로 음침한 지하보도를 산뜻하게 바꿨어요.”

경기 군포중학교에 다니는 서예진(15ㆍ3학년)양은 이달 초 국도 47호선 금정고가도로 아래 지하보도인 일명 ‘토끼굴’에 알록달록 벽화를 그려 넣는 재미에 흠뻑 빠졌었다. (재)군포문화재단 당동 청소년문화의 집 ‘같이 유(YOU)’봉사단 친구 60여명, 새마을부녀회 아줌마들과 함께하니 힘든 줄도 몰랐다.

서양 등 100여명의 손길이 닿기 전 토끼굴은 흉물스럽기 그지 없었다. 20여m 길이의 토끼굴은 폭이 2~3m, 높이가 1.5~1.8m에 불과해 낮에도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외벽 칠은 곳곳이 벗겨지고 쓰레기 등이 쌓여 악취도 심했다. 금정초등학교 어린 동생들과 군포중학교 학생들의 통학로였지만, 어른들은 무관심했다.

참다 못한 10대 청소년들이 환경을 개선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 소식을 들은 군포서가 조력자로 나섰다. 군포서는 지역치안협의회 때 군포시에 예산을 요청, 250만원을 받아냈다.

또 셉테드(CPTED; 환경적 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설계를 도와 ‘같이 유’ 봉사단과 벽화 그리기 작업 등을 함께하고 가로등도 추가 설치해 줬다. 토끼굴과 연결되는 인근 횡단보도의 신호도 31초에서 40초로 11초를 늘려 어린이와 노약자가 여유롭게 건널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는 폐쇄회로(CC) TV 2대도 15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로 바꿔줄 예정이다.

벽화 그리기 작업을 모두 마친 서양은 29일 “어두침침했던 토끼굴이 해바라기와 경찰 아저씨들의 캐리커쳐 등으로 환해진 모습을 보니 보람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오문교 군포서장은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아이디어와 봉사 덕분에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칭찬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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