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조회 및 납부 사이트인 국세청 홈택스(https://www.hometax.go.kr)를 이용하려면 최대 15개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낡은 규제’의 대표로 지목했던 액티브X도 제거하지 않아 인터넷 브라우저에 따라 이용 제한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홈택스의 보안을 위해 사용자가 15종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 3개는 필수 프로그램이고, 12개는 사용자가 설치를 선택할 수 있다. 납세자들은 홈택스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세금 신고, 민원증명 발급,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연말정산 내역 조회 및 출력 등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홈택스 하루 평균 방문자가 214만명인데도 보안 프로그램 설치로 인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며 “그나마 설치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필수 프로그램을 6개에서 3개로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국세청은 홈택스의 액티브X 체제를 2017년 이후에나 제거할 예정이어서, 액티브X를 배제한 새로운 브라우저인 ‘엣지 브라우저’로는 서비스 이용조차 불가능하다.
심 의원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은 별도 보안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국세청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에 반해 한국은 이용자들에게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세청이 홈택스와 홈페이지에 보안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사용한 비용은 총 27억 6,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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