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토요타의 가속페달 결함 사태 때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와 업계의 대응 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 업체가 폭스바겐과 경쟁하는 정도가 토요타보다 적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2010년 당시 현대자동차 등은 토요타와 훨씬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상황이라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폭스바겐과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합도가 낮아 얻을 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폭스바겐 판매량이 위축될 수 있지만 중국시장에서도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폭스바겐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에서는 디젤 차량을 생산ㆍ판매하지 않는다”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돼 중국 소비자들이 단기적으로 구매를 회피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사태로 국산차가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이미 국내 고객이 국산차와 수입차 소비 계층으로 분할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보다 오히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기에 처했던 제너럴모터스(GM)와 토요타의 경우 정상화 된 이후 경쟁력이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독일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데다 세계 1~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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