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층의 취업과 창업 상황이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빴다.
산업연구원(KIET) 산업경제연구실 김주영 연구위원이 29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대 청년층의 고용추이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2009년에 최근 10년간 최저 고용률을 기록하고 조금씩 회복됐다. 그러나 20대 청년층은 양과 질에서 더 악화됐다.
20대 고용률은 2009년 58.2%에서 2014년 57.4%로 0.8%포인트 감소했다. 2009년 고용률을 100으로 놓았을 때 2014년의 경우 다른 연령층은 모두 100을 넘었지만 20대만 98.6에 머무르고 있다.
20대 정규직 근로자 수도 2009년 239만명에서 2015년 23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다른 모든 연령층에서는 2009년보다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도 20대는 2009년 30.6%에서 올해 30.9%로 증가했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20대는 2009년 이후 비정규직, 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고용이 감소했다. 하지만 정규직의 감소폭이 훨씬 더 큰 탓에 비정규직 비중이 상승하게 됐다.
보고서는 "고용시장에서 신규 대졸자의 정규직 취업문이 좁아지는 대신 파트타임이나 인턴 등의 고용형태가 확대되어 가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창업 수준을 살펴볼 수 있는 자영업자 추세에서도 20대의 상황은 비슷했다. 2009년 20만명에서 2014년 17만명으로 내려앉았다.
30대와 40대도 자영업자의 수는 줄었지만 임금근로자의 수가 늘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20대는 총체적인 고용 위기를 겪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20대의 고용 위기가 장기화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고임금, 좋은 복지, 일자리의 안정성 등을 두루 갖춘 1차 노동시장과 그렇지 못한 2차 노동시장으로 단절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구조에서는 2차 노동시장에서 직업을 가질 경우 1차 노동시장으로의 이동이 어렵다"며 "청년층은 대기업, 공공기관 등 1차 노동시장을 선호하지만 수요는 매우 제한적이며 중소기업에서는 1차 노동시장 쏠림 현상 때문에 인력을 충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청년 구직자들이 본격적인 일자리를 갖게 되는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청년들은 졸업을 미루거나 시간제 일자리, 인턴 등으로 머무르면서 1차 노동시장의 일자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사회 진출 시기를 놓치게 되면 장기실업이나 구직단념자가 돼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려면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을 개선해야 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협력을 통해 노동시장의 이중화를 없애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전반적인 노동수요가 감소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성장 엔진을 발굴해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신규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며 "투자를 막는 구조적 요인이나 규제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