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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안보법 반대 대학생단체 리더 "살해 협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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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안보법 반대 대학생단체 리더 "살해 협박 받았다"

입력
2015.09.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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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 자위권 법(안보법) 반대 운동의 중심에 섰던 일본 대학생 단체 '실즈(SEALDs)'를 주도한 오쿠다 아키. 연합뉴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 자위권 법(안보법) 반대 운동의 중심에 섰던 일본 대학생 단체 '실즈(SEALDs)'를 주도한 오쿠다 아키. 연합뉴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법안(안보법) 반대 운동의 중심에 섰던 대학생 단체 ‘실즈(SEALDs)’의 핵심 리더와 그의 가족에 살해 협박장이 전달돼 일본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실즈를 주도하는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 4년 오쿠다 아키(奧田愛基·23)는 28일 트위터를 통해 “나와 내 가족에 대한 살해 예고가 학교 쪽으로 왔다”라며 “피해 신고 등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쿠다는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협박하는 것은 비겁하다”며 “무언가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도 ‘죽이겠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사회는 건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의견을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하긴 싫기 때문에 일단 주변을 조심해가며 학교 등을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박 편지가 오쿠다 앞으로 배달 된 것은 지난 24일. ‘오쿠다 아키와 그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을 직접 손으로 쓴 편지가 재학 중인 도쿄 메이지가쿠인대에 배달됐고, 오쿠다는 이후 이 편지를 학교측으로부터 넘겨 받았다. 오쿠다는 실즈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 안보 법안 반대 시위에 앞장서 왔으며, 특히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안보 법안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거침없이 소신을 밝혀 주목 받았다.

특히 국회 발언 이후 집단적 자위권을 옹호하는 우파 세력 등은 온라인상에서 오쿠다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을 쏟아냈고, 보수 성향의 일부 주간지는 그의 아버지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실즈는 ‘Students Emergency Action for Liberal Democracy’의 머리글자를 따 만든 단체로 아베 정권의 안보법안 입법 강행 이후 입헌주의ㆍ민주주의 위기의 문제를 지적하며 도쿄를 비롯해 일본 각지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이에 대해 메이지가쿠인대는 29일 ‘본교 학생에 대한 협박 행위에 대하여’라는 성명을 통해 “이번에 보도된 본교 학생에 대한 협박 행위에 대해 언론의 자유와 관련된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현재 두 곳의 캠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 (대책을)논의 중”이라며 “향후에도 대학으로서 해야 할 대응을 해서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에 유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최근 극우 세력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살해 협박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중도진보인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에 아베노믹스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나 일본군 위안부 오보 등을 문제 삼아 “취재 현장에서 아사히 기자를 찾아내는 대로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편지와 칼을 넣은 소포가 배달됐다. 위안부 문제를 처음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도 살해 협박을 받았다.

잇따른 살해 협박을 두고 1960년 일본 사회당 대표인 아사누마 이네지로가 연설회장에서 17세 극우 청년에 살해당한 사건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반공극우단체 소속인 이 청년은 사회당의 친중국, 친노조 노선에 반감을 품고 주요인사 암살 계획을 세운 뒤 이를 실행에 옮겼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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