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27일(현지시간) 조우해 한중일 정상회의 등에 대해 짧게 대화했다.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두 정상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본부에서 주재한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을 앞두고 마주쳤다. 일본 NHK 방송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기대하고 있다”며 10월말이나 11월초에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인 3국 정상회의를 화제로 올렸다. 이에 박 대통령은 “서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9월 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회담의 성공을 축하한다”고 인사하고 “박 대통령의 10월 미국 방문도 성공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고맙다”고 짧게 답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오찬 직전에 만난 것을 사실이며 함께 나눈 얘기는 보도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국제 외교무대에서 만나 대화한 것은 올 3월 말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 국장 때 이후 여섯 달 만이다. 두 정상은 토니 탄 싱가포르 대통령이 주재한 리셉션에서 조우해 당시 한중일 정상회의 조기 개최 원칙만 확인한 채 끝난 상태였던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주제로 짧게 대화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해법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느라 양자 정상회담 테이블에 한 번도 앉지 않았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순탄하게 재개될 경우 한일 정상회담 성사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으나, 최근 일본의 안보법안 통과와 과거사 문제 등이 여전히 걸림돌로 꼽힌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