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교황의 물컵’을 몰래 가져다가 컵에 남아있던 물을 자신의 아내와 함께 나눠 마셔 물의를 빚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밥 브래디(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지난 24일 교황의 미 의회 상ㆍ하원 합동연설이 끝난 직후 장내가 어수선한 틈을 타 재빠르게 연단으로 올라가 물컵을 집어들었다.
이 물컵은 교황이 50분간 연설을 하면서 서너 차례 마신 컵으로, 물이 절반가량 남아 있었다. 브래디 의원은 이어 물컵을 조심스럽게 들고 자신의 방으로 건너가 아내, 친구, 참모 등과 함께 조금씩 나눠 마셨다. 브래디 의원은 자신이 물을 마시는 사진은 물론 아내 등에게 직접 물을 먹여주는 사진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밥 케이시(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부부 등도 브래디 의원 방에 함께 있었으나 물은 마시지 않은 채 손가락만 살짝 담갔다. 브래디 의원은 CNN에 “연설도중 교황이 서너 차례 물을 마시는 것을 봤고 그 순간 교황을 기억할 만한 어떤 중요한 물건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냥 물컵이 눈에 들어왔고 연단으로 다가가 집어들어 간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만진 물건은 모두 축복받은 것”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교황의 물컵을 펜실베이니아 자택에 잘 보관해 가보로 삼고 이를 손자들에게 대대손손 물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브래디 의원의 기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거행 당시 연단에 있던 ‘오바마 물컵’도 슬쩍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디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마신 물컵의 물은 마시지 않고 그냥 컵만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m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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