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진핑 제3세계에 돈 보따리 풀며 원조 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진핑 제3세계에 돈 보따리 풀며 원조 굴기

입력
2015.09.27 19:17
0 0

중국이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 보따리를 화끈하게 풀었다. ‘남남협력원조기금’으로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를 내 놓고 이러한 국가에 대한 투자도 2030년까지 12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제 사회의 개발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개발정상회의에 참석, “국제 사회는 2015년 이후의 개발 아젠다를 새로운 출발로 삼아, 공평하고 개방적이면서 전면적인 창조와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중국은 2015년 이후의 국제 사회의 개발 아젠다 실현을 스스로의 책무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남남협력원조기금’을 설립하고 먼저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금은 개발도상국이 2015년 이후의 개발 아젠다와 각종 프로젝트들을 실현하는 데 활용된다. 중국은 또 가장 발전이 더딘 후진국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켜, 2030년엔 120억달러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또 최빈국과 내륙 개발도상국, 도서 국가 등이 2015년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미상환 정부간 무이자 차관도 면제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특히 ‘국제개발지식센터’를 설립, 각국의 실정에 맞는 개발 발전 이론과 실천 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라는 독자적인 발전 경로를 밟았듯이 제3세계 국가들도 서구식 의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아닌 독자적 개발 방식을 채택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시 주석은 또 ‘전 지구적 에너지 인터넷 체계’를 구축, 청정 녹색 에너지로 세계적인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안 등도 제안했다. 시 주석은 이어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로 실크로드) 구상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브릭스(BRICS) 신개발은행 등을 빠른 시일내에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은 정중히 2015년 이후의 개발 아젠다를 스스로의 소임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단결과 협력으로, 전 지구적 개발 사업의 끊임없는 발전을 추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남남협력(개도국간 협력) 원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개도국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등을 위해 중국이 향후 5년간 ‘6대 100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100개의 빈곤퇴치 프로젝트, 100개의 농업협력 프로젝트, 100개의 무역촉진지원 프로젝트, 100개의 생태보호·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 100개의 병원·의료시설 프로젝트, 100개의 학교·직업훈련센터 프로젝트 등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이어 “향후 5년간 중국이 개도국에 12만 차례의 방중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15만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개도국 국민 50만명에게 직업 기술 훈련 기회가 제공되고 남남협력 개발학원(아카데미)도 설립된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에 200만 달러 상당의 현금 지원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중국은 가장 큰 개발도상국이며 제3세계에 속한다”며 “남남협력은 개도국이 연합, 스스로를 부강하게 하는 위대한 조치”라고 역설했다. 회의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비롯해 잠비아, 우간다, 니카라과,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개도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에 맞서 제3세계 개발도상국을 중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적극적인 ‘매력 공세’의 일환이라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개발정상회의에 참석, 후진국과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원조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신화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개발정상회의에 참석, 후진국과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원조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신화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