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세 번째 방문 도시인 필라델피아에 도착했다. 필라델피아 시민들에게 보낸 첫 메시지는 이민자의 용기를 북돋는 내용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인디펜던스 몰에서 행한 연설에서 “여러분 중 다수는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희망으로, 개인적으로 큰 대가를 치르면서도 이 나라로 이민을 왔다”며 “어떤 어려움과 곤경을 만나더라도 낙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것을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앞서 이 곳에 온 선대처럼 여러분들도 많은 은사를 여러분의 새로운 나라에 가지고 왔다. 여러분이 지닌 전통에 대해 절대로 부끄러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은 또 히스패닉을 포함한 미국 내 이민자들에게 자신이 사는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시민’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교황은 “이 자리를 통해, 종교가 무엇이든, 이웃애를 실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하느님이 준 은사의 존귀함을 지키고, 빈민과 이민자들을 보호함으로써 ‘평화의 하느님’으로 활동해온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여러분은 그들의 목소리”라고 격려했다.
워싱턴D.C에 이어 뉴욕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뉴욕을 떠나 필라델피아 공항에 안착했다. 고등학생 밴드가 이 도시를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 ‘로키’의 주제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교황은 환영나온 인사들의 영접을 받았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 앞서 필라델피아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성당에서 1,200여 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했다. 27일에는 세계 천주교가정대회와 거리행진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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