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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 이번엔 휠체어 탄 흑인 청년에 총격…현장서 숨져

입력
2015.09.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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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 이번엔 휠체어 탄 흑인 청년에 총격…현장서 숨져

경찰 "무기 내려놓으라는 명령에 불응"…유족 "총 꺼내려 한적 없어"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휠체어를 탄 흑인 청년이 경찰관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흑인 남성 제러미 맥돌(28)이 경찰과 대치하다 경관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한 남성이 총으로 자해를 시도해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경관이 출동, 맥돌이 38구경 권총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무장해제를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총을 쐈다고 설명했다.

보비 커밍스 윌밍턴 경찰서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맥돌이 허리춤에서 무기를 꺼내려는 것을 보고 경관이 사격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그러나 2005년 총기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맥돌이 사건 당시 총기를 건드리는 동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맥돌의 어머니 필리스 맥돌은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아들은 총을 뽑지 않았고 손은 무릎 위에 있었다"며 "이건 살인행위로 부당하다. 명확한 답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건 당시 목격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보면 휠체어를 탄 채 길에 멈춰 있는 흑인 남성을 향해 경찰관 한 명이 총을 겨누고 다가서면서 "손 들어"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뒤이어 다른 경찰관 세 명이 가세하면서 "손 들고 총 내려놔"라고 반복적으로 소리친다. 이 흑인 남성은 무릎 께에 손을 대고 자세를 바로잡으려는 듯한 동작을 한 직후 총에 맞아 땅바닥에 쓰러진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총을 들고 있었는지, 총에 맞기 직전 어떤 행동을 취하려 한 것인지는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

경찰은 해당 영상의 진위를 아직 확인하지 않았으며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이 어느 인종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WP는 맥돌이 마약소지 등 범죄 전과가 있으며 일년 전 출소해 사건 현장 근처의 요양소에서 지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데니스 윌리엄 윌밍턴 시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사건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유족들에게 조사 과정을 하나하나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서는 비무장 흑인이 경찰관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인종차별과 경찰관의 공권력 남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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