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소비자 매매계약 철회하고
기존 구입자도 "괜찮나" 문의 빗발
점유율 1위 위상 흠집 날듯
미국에서 발생한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 조작사태가 국내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판매점에 계약 취소 및 차량 안전을 묻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폭스바겐의 한 차량 판매 딜러는 “신차 매매계약을 철회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일부 있다”며 “기존 구입자들도 지금 타고 있는 차량에 문제가 없는지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조사결과 국내에 수입된 폭스바겐 차량에서 같은 문제점이 발견되면 폭스바겐그룹의 국내 판매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차들이 연비와 힘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며 “폭스바겐에서 조작을 인정한 차량이 전세계 1,100만대인 만큼 국내에도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수입차 점유율도 흔들릴 수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입차 시장 점유율 순위는 BMW가 20.02%로 1위,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19.25%)다. 그러나 폭스바겐그룹의 경우 폭스바겐(19.25%)과 아우디(12.58%) 점유율을 합치면 31.83%로 1위가 된다. 올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3대 중 1대가 폭스바겐 그룹인 셈이다.
특히 8월만 놓고 보면 폭스바겐그룹이 판매 순위를 휩쓸었다. 폭스바겐 파사트 2.0TDI(854대), 아우디 A6(795대), 폭스바겐 골프 2.0TDI(740대)가 1위부터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사태로 문제가 된 파사트와 골프도 포함됐다.
이에 폭스바겐 딜러사 8곳의 사장들은 위기감을 갖고 23일 회의를 가진데 이어 판매량 변화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폭스바겐 사태 때문에 디젤이 친환경이라는 ‘클린 디젤’ 환상도 무너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폭스바겐에 등을 돌린 소비자들이 경유차를 앞세운 BMW, 벤츠 등 유럽차보다 가솔린을 주력으로 하는 일본차와 미국차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메이커는 10.2%, 미국 메이커는 5.3% 점유율을 갖고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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