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망 견조한 상황…中·신흥국 문제 해소되고 있어"
12월 인상 단행 전망에 무게
"엇갈린 견해로 혼선" 비판 의식한 연준 내 다른 위원들도 한목소리
옐런, 강의 중 탈수 현상에 응급진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키를 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24일(현지시간) “올해 말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금융시장에 퍼지고 있는 ‘내년 인상’ 기대감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미국 경제 전망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상황”이라며 “나와 연준 위원 대부분은 올해 말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후 서서히 금리를 높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 FOMC 성명에서 금리동결 이유로 제시했던 ‘낮은 물가상승률’과 ‘중국ㆍ신흥국 등의 경기부진’에 대해서도 “저물가의 주요인이던 유휴노동력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 “해외경제 상황이 연준 통화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 결정에 큰 걸림돌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을 처음 공식화한 5월 강연 이후 넉 달 만에 갖는 공개행사로 관심을 모은 이번 강연에서도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옐런이 ‘경제적 돌발 상황이 생기면 통화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이날 강연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논평했다. 에이버리 셴펠드 CIBC월드마켓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옐런은 인플레이션율 상승을 기다리기보단 금리인상 개시를 분명히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내 다른 위원들도 금리 향방을 두고 엇갈린 견해를 내비치며 시장에 혼선을 줬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달 FOMC 회의 이후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제히 강조하고 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1일 강연에서 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면서도 “노동시장 개선세가 금리인상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FOMC가 아슬아슬하게 금리동결 결정을 내렸다”며 연내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두 사람은 옐런 의장과 함께 금리결정 투표권을 가진 FOMC 위원이다.
이처럼 연준 통화정책이 매파(긴축 선호)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달러당 1,194.7원)이 전날보다 2.2원 오르는 등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한편 옐런 의장은 이날 강연 도중 탈수 현상을 보여 대학 의무실에서 응급진료를 받았다. 그는 40쪽 분량의 원고를 읽으며 1시간가량 강연을 진행하다가 몇 차례 읽어야 할 대목을 놓쳐 말을 멈추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끝에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다”며 연단에서 내려왔다. 연준 대변인은 “옐런 의장이 밝은 조명 아래서 긴 연설을 하다가 탈수 증상을 보였지만, 금방 회복돼 이날 저녁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고 밝혔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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