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거래로 1시간에 100억씩
리조트 회원권 허위 분양하기도
농협에서 1,000억원대 특혜성 대출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신상수(58) 리솜리조트그룹 회장이 600억원대 사기대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검찰은 신 회장이 농협 고위층이나 정ㆍ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선 계속 수사키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신 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2009~2011년 리솜포레스트 회원권 1,289구좌를 분양한 것처럼 꾸며 매출 334억여원, 당기순이익 242억여원을 부풀리고, 이를 근거로 농협중앙회와 NH농협은행에서 650억원의 대출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2005년 이후 리솜리조트가 농협에서 빌린 대출금 총액 1,649억원 가운데 650억원을 사기 대출로 판단했다. 이 중 94%인 613억여원은 아직 미변제 상태라고 검찰은 전했다.
리솜리조트는 허위 분양 명의자 계좌로 보낸 회사자금을 다시 분양대금 명목으로 입금받는 수법으로 매출자료를 조작했다. 이렇게 입출금을 반복하는 ‘뺑뺑이 거래’로 1시간 만에 100억원 가량의 회원권을 허위 분양하는가 하면, 하루에 240구좌를 판매한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신 회장에게는 2008~2009년 리솜제천 시설공사 서류를 조작해 농협에서 65억원을 대출받고 회삿돈 6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지자 사기로 돈을 빌린 뒤, 대출금을 유상증자 등에 투입해 그룹 지배권을 유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은 신 회장의 대출 과정에 최원병(69) 농협중앙회장이나 전 정권 실세 등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분은 물론, NH개발의 특혜성 공사 발주 및 농협 물류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 전방위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