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일곤(48)이 범행 3개월 전부터 원한 관계에 있던 남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젊은 여성을 납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5일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김씨가 자신과 폭행 시비가 붙었던 A씨를 죽일 결심을 한 올해 6월 초부터 그를 유인하기 위한 용도로 여성을 납치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5월 초 서울 대림동에서 접촉사고로 20대 중반의 A씨와 서로 다퉜지만 자신만 50만원의 벌금형을 받자 앙심을 품고 A씨 살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김씨는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를 유인할 요량으로 도우미 역할을 해줄 여성이 필요했고, 지난달 24일 일산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하려다 실패했다. 이달 9일에는 충남 아산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주모(35ㆍ여)씨를 차량째 납치하는 데 성공했지만, 주씨가 도망가려 하자 목 졸라 살해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11일 성동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주씨의 시신과 차량에 불을 지르기 직전까지도 복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A씨가 거주하는 영등포 방면으로 향하던 중 접촉사고를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한 프로파일러는 “김씨는 살해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충동적 성향으로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경찰은 이날 김씨에게 강도살인ㆍ사체손괴ㆍ일반자동차방화ㆍ특수강도 미수 등과 더불어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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