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서 개혁 실패론 적극 반박
증권업계 관행을 뒤엎는 파격 경영 행보로 주목 받아온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내년 3월로 예정된 자신의 퇴임을 둘러싸고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된 ‘개혁 실패론’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주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연임이 안되니 내가 그동안 추진했던 실험이 실패란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개혁의 성공 여부는 시간이 흘러 고객이 판단하는 것이지 사장의 연임 여부를 갖고 예단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세계은행 컨설턴트, 삼성증권ㆍ옛 우리투자증권 임원을 거쳐 2013년 9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한 주 대표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나를 이 회사에 오도록 권유한 분들에게 연임할 생각이 없으며 계약 기간 후 물러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내년 퇴임이 임기 종료일 뿐 경질이 아니라는 항변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1일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여승주 한화그룹 부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대표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사실상 차기 대표를 내정한 셈이다. 이는 “한화그룹이 주 대표에게 해임을 일방 통보했다”는 증권가 소문과 맞물리며 주 대표 경질설, 나아가 차기 경영진이 주 대표 행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란 개혁 실패설로 번지는 형국이다.
주 대표는 취임 이후 ‘투자자 보호’를 앞세우며 사내 영업 및 리서치 부문에 대대적 개혁을 가했다. 고객에게 위험상품을 권하거나 위탁매매 회전율을 높여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하는 관행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직원평가보상제를 개편했고, 업계에서 금기로 여겨지는 주식 매도 리포트를 전체의 10% 이상 내도록 지시했다.
주 대표의 실험적 경영 행보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었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한편으론 ‘일방통행식 경영’이라는 내부 직원들의 반발과 무더기 이탈, “경쟁사들을 부도덕 집단으로 매도한다”는 업계 불만에 휩싸이기도 했다. 주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해 개혁안이 처음 도입될 때 등산을 거의 스무 번은 다니며 직원들과 대화했다” “고객 보호가 우선이지 직원 인센티브 챙겨주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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