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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첫 재판 내달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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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첫 재판 내달 2일

입력
2015.09.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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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변호인 “패터슨 이미 처벌 받았다”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여부 검토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도주한 지 16년 만에 지난 23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모(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도주한 지 16년 만에 지난 23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모(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8년 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의 첫 재판이 다음달 2일 열린다. 하지만 패터슨의 변호인이 사건기록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해 재판을 미뤄달라는 취지로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낸 것으로 확인돼 첫 재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는 10월 2일 오후2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2011년 12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지 3년 10개월여 만이다. 법원은 2009년 영화로도 제작돼 다시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 특성을 고려해 방청석 규모가 102석인 중법정을 택했다.

첫 준비기일에는 검찰이 공소사실과 혐의 입증 계획 등을 밝히고, 패터슨 측이 변론 계획 등을 언급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으로 할 것인지 묻게 돼 있지만, 패터슨 측이 국민적 반감을 고려해 원하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패터슨은 국선 변호인 대신 사선으로 오병주 변호사를 선임했다. 오 변호사는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패터슨의 친모가 지난 6월 25일 ‘우린 가난해서 아무 활동도 할 수가 없다. 어려운 가운데 찾아왔으니 부디 도와달라’고 했다”며 패터슨의 법률 대리인을 맡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오 변호사의 지인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찾아오라고 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구면이거나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그는 거듭 말했다.

오 변호사는 23일 국내 송환된 패터슨을 서울구치소에서 면담했다. 오 변호사는 “사람을 살해한 것이 맞냐고 질문했는데 ‘아니다, 억울하다’는 얘길 반복하며 ‘(현장에 있던 친구) 에드워드 리가 환각 상태에서 (피해자를) 죽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쟁점과 관련해 오 변호사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내세워 증거인멸로 이미 복역한 패터슨을 또 다시 처벌할 수 있는지 법률적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사건 기록 복사를 신청한 상태여서 기록을 봐야 전략을 짤 수 있을 듯하다”며 말을 아꼈다. 첫 재판 기일 뒤에는 2∼3주 간격으로 재판이 열릴 전망인데 패터슨 측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증거나 의견서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공판준비기일이 수 차례 더 열릴 수도 있다. 기일 변경 신청도 했기 때문에 본격 공판은 11월이나 돼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오 변호사는 올해 4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전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변호를 맡기도 했다.

재판장인 심규홍 부장판사(49ㆍ사법연수원 23기)는 꼼꼼히 기록을 검토하고 원만한 재판 진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을 맡아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단의 뜻을 존중해 유죄로 인정, 당선 무효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패터슨은 1997년 서울 이태원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9차례나 무자비하게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지난 23일 16년 만에 송환됐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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