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살인교사 등 '이브의 사랑'
방통심의위 "폭력성 강하다" 징계
MBC의 ‘막장드라마’ 퇴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5월부터 방송된 아침극 ‘이브의 사랑’으로 또 한번 막장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는 2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에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했다. 윤리성(제25조)과 수용수준(제44조)위반이 징계의 이유다. 방통심의 심의위원들은 “폭력성이 강하다”는 걸 문제로 삼았다.
MBC는 지난해 10월 종영한 임성한 작가의 ‘압구정 백야’로 방통심의위에서 두 번이나 중징계(경고)를 받은 뒤 “내년부터 막장 드라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약속을 해 놓고는 또 다시 ‘막장드라마’를 편성해 방통심의위에서 또 같은 지적을 받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브의 사랑’은 납치ㆍ살인교사ㆍ기억상실 등 막장 드라마의 필수요건을 다 갖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달에는 극중 시어머니(금보라)가 며느리(김민경)의 얼굴에 스파게티를 그릇 채 끼얹는 모습을 내보내 충격을 줬다. 자신의 친구들에게 며느리가 내 놓은 음식이 배달음식이란 사실을 알게 되자 시어머니가 “너나 쳐먹으라”며 분노하는 이 장면은 ‘제2의 김치 싸대기’라 불리며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방영된 ‘모두 다 김치’에서 연기자가 김치로 뺨을 맞는 장면과 비교해 ‘이브의 사랑’의 막장 설정을 비판하는 시청자가 쇄도했다.
손위 동서의 임신을 막기 위해 여주인공이 한약을 바꿔 치기 하는 설정이나 시어머니가 신고 있던 슬리퍼로 며느리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도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실어증에 걸린 척 연기 중인 여주인공이 ’전 이제 걸을 수가 없어요’, ’맛있다’, ’휴식 중’이라고 적힌 낱말카드 등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황당한 장면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불케 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말도 안 되는 설정에 울화가 치밀어 도저히 못 보겠다” “상식을 넘어서는 무개념 드라마” “황당한 장면들 때문에 연기자들이 오히려 불쌍하다” 란 항의 글이 올라왔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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