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ing and Speaking
Communication이 곧 language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언어에는 말과 글 외에도 동작(kinesics), 음색(tone), 접촉 거리(proxemics), 옷, 외모 등 외적인 부분이 수반되는데 이를 준언어 혹은 주변 언어라고 부른다. 어떤 학자는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때 말 자체보다 이러한 주변 언어의 역할이 더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
Latin America 등 남미 지역에서는 대화를 할 때 상호 거리가 매우 가까운 반면 북미나 유럽인들은 일정한 거리를 둔다. 쌍방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거리는 personal space, comfort distance, social distance 등으로 불린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Edward T. Hall(1914-2009)이 1966년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러한 관습은 오늘날 여전히 존재한다. 대인 관계에서의 근접 거리는 가장 친한 사이(intimate space)에 0.6m까지 허용되고 보통의 personal space는 0.6m~1.5m까지 가능하다. 사회 생활 할 때의 근접 거리는 1.2m가 좋은데 1.5m~3m까지는 무난하다. 공공 장소나 모르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3.6m, 그리고 거부감이 있을 때는 7.6m 이상은 떨어져야 한다고 한다. 만원 버스나 지하철처럼 신체 접촉이 있는 곳에서는 ‘무관심 무감정’(dehumanization)의 표정이 중요한데 눈길은 피하고 덤덤한 표정을 지어야 좋다. 이성끼리는 성희롱 한다는 오해도 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화를 할 때의 거리는 어떨까. Edward Hall은 silent language라는 연구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는 거리는 0.6m~0.9m이고 2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는 큰 소리로, 실외의 30m이상 거리에서는 우렁찬 목소리로 말하게 된다고 했다.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속삭일 정도의 거리는 20cm,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거리는 0.7m~1.5m 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준을 기억하고 서양인 친구가 0.5m 이내로 가까이 다가오거나 대화를 한다면 ‘매우 친한’ 것임을 말한다고 한다. 따라서 웬만큼 친하지 않다면 2m~3m의 거리가 적당하고 최소한 1.2m 이내로 다가서지 않아야 좋다. 불쑥 hugging을 하는 한국인의 요즘 매너는 서양인의 comfort distance 관점에서 볼 때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비언어적 요소다.
직장이나 조직 혹은 상하 관계에서의 거리(vertical distance)도 있다. 서양에서는 상사와 부하 직원의 대화 거리가 가까운 경우가 많지만 동양에서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관행이 있다. 직장 회의실의 배치도를 보면 일본의 경우 상석 중앙에 사장이 있고 두 줄의 책상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유럽 등지에서는 가운데 공간을 비워 놓고 ‘ㄷ’자 형태로 자리 배치를 한다. 공간 개념이 문화마다 다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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