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체가 흔들리진 않을 듯"
사임 CEO 퇴직연금 380억원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피치가 23일(현지시간)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날 AFP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피치는 폭스바겐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했는데, 이는 향후 등급 강등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피치는 신용 평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더 높은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피치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조치는 배출가스 배출량 조작에 따른 폭스바겐의 이미지 손실은 물론 향후 감당해야 할 미 환경보호청(EPA)의 벌금, 리콜 , 소송 비용 등을 감안한 결과이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이번 사태로 유ㆍ무형의 손실을 크게 입을 것은 확실하지만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피치는 전망했다. 피치 측은 “비록 2년여 동안 폭스바겐이 감당해야 할 자본손실이 수십억 유로에 달할 것이지만 EPA가 최대 벌금액인 180억달러(약 21조4,500억원) 이상을 폭스바겐에 부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대적인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마르틴 빈터고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가 거액의 퇴직연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23일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2007년부터 폭스바겐을 이끌어온 빈터고른이 지난해 연말결산보고서에 근거해 3,200만달러(약 380억원)의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고, 회사측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사회가 빈터고른의 사임을 단순 조기사임으로 규정할 경우 퇴직 전 2년 간의 성과급에 기초해 수백만달러의 퇴직금을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빈터고른은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에서 가장 많은 급료를 받는 최고경영자 중 한 명으로 2014년에는 배당금 등을 포함해 1,660만유로(약 219억원)를 벌어들였다. 다만 빈터고른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에 막대한 책임이 있다고 이사회에서 확정해 계약 해지를 마무리 지을 경우, 퇴직수당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폭스바겐은 빈터고른의 연금과 퇴직금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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