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박해민(오른쪽)이 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3회말 1사 1루에서 삼성 나바로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왼쪽은 KIA 김민우.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박해민(25·삼성)는 올해 '발'로 삼성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그의 '빠른 발'은 이제 삼성에 '승리 보증수표'가 됐다.
박해민은 지난 23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2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초 첫 타석에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나바로 타석 때 2루를 훔치며 시즌 56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또 늘렸다.
종전 삼성 소속 선수의 한 시즌 최다 도루는 지난해 김상수의 53개다. 박해민은 단 한 시즌 만에 김상수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자신의 가치를 폭발시키고 있다. 박해민은 올해 도루 1위까지 질주하고 있다.
성공률을 보면 더욱 값지다. 그는 올해 도루 실패는 단 7개에 그쳤다. 도루 성공률은 88.9%. 도루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 중 성공률도 단연 1위다. 많이 뛰고, 잘 뛰는 그 덕분에 삼성의 득점 확률도 더 높아지고 있다.
한 해 전과 비교해도 놀라운 성장이다. 박해민은 지난해 119경기를 뛰며 36도루(실패 8번•성공률 81.8%)를 기록했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1군에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박해민은 도루 1위 같은 타이틀은 꿈도 꾸지 못했다. 박해민은 "팀에는 아쉽지만, 나에겐 운이 좋았다. 부상 선수가 나오고, 그 선수가 돌아오면 또 다른 부상 선수가 나와 공백이 생긴 덕분에 경기에 나가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나가면서 도루 개수도 많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그는 놓치지 않았다.
경험이 쌓이면서 성장도 더 빨라졌다. 박해민은 "요즘은 자신감이 붙어 안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도루 성공률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비해 '요령'도 늘었다. 그는 "작년에는 마음 먹으면 막무가내로 죽든 살든 뛰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면에서 달라졌다"며 "올해는 볼 카운트나 변화구 타이밍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특히 내가 2번타자로 나갈 땐 뒤 타석에 나바로가 있으니 직구보다는 변화구 승부가 많다. 그런 부분에서 볼 배합도 생각하다 보니 성공률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전까지 생존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타자다. 그도 두 배로 행복하다. 박해민은 "시즌 전까지만 해도 도루왕에 대해선 신경도 안 썼다. 그저 도루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은 도루 1위도 하면서 성공률도 높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느낌이라 더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이제 그의 시선은 '60도루'를 향한다. 역대 60도루는 2010년 이대형(당시 LG), 김주찬(당시 롯데)이 마지막이다. 그는 "몇 년 만에 나오는 기록이라고 하니 욕심이 난다"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