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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다음의 먹거리! K-뷰티의 무한 가능성을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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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다음의 먹거리! K-뷰티의 무한 가능성을 확인하다

입력
2015.09.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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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빅4 헤어 프렌차이즈와 협력해 K-뷰티 컨텐츠 홍보

무한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만큼 우리의 젊은 미용인들은 이미 한국 뷰티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성장해 있었다.

정부가 ‘K-뷰티’의 영역을 확대, ‘화장품’ 이외 분야에서 또 다른 먹거리 탐사를 지원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한 ‘헤어 쇼케이스’ 자리. 지난 9월 15~16일 양일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미용미발박람회(韓國美容美髮博覽會)’에서 얻은 소득이다.

헤어 쇼가 열린 곳은 상하이에서도 상업과 금융기관이 밀집해있다는 연안서로(延安西路)에 위치한 ‘상하이마트’의 7층(강의)과 8층(전시). 상하이국제무역센터(上海???易中心)와 바로 맞닿아 있는 곳이다.

7층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박승철헤어스투디오’, ‘이가자헤어비스’, ‘이철헤어커커’, ‘준오헤어’ 등 국내 4대 톱 헤어 브랜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세미나’가 차례로 진행됐다. 교육팀은 업체당 강사와 헤어모델 등 모두 12~13명으로 구성해 1부와 2부로 진행됐다. 설명시간은 1회당 각각 2시간 정도.

■ 한류스타일 헤어디자인 강의에 중국 미용인들 관심 집중

그중의 한 장면... ‘이가자헤어비스’ 팀의 헤어 디자인 쇼를 일부 옮겨보자.

관객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질의응답 형식을 채택했다. 강사들의 손은 민첩하게 모델들의 머릿결을 손질(디자인)하고 있었지만, 입에 부착된 이동식 마이크와 눈은 500여명의 관람객으로 향한 상황. 관객의 3분의2는 주로 20~30대의 중국 남성 미용(희망)인들로 중국어 통역이 동원됐다.

▷강사1 : 우리 회사를 알고 오신 분이 계신가요?

▷관중 : (웅성웅성... 더러는 알고 왔다는 듯 손을 드는 사람도 있다)

▷강사2 : 우리는 한국에 183개 매장, 중국에 3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강사1 : 중국에서 미용교육에 중점을 두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강사2 : (일단 관객의 반응을 기다린 후) 제가 보기에 중국은 커트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커트만 갖고는 헤어디자인 사업이 크게 발전할 수 없습니다. 커트는 신규고객을 모으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지요. 이후 단골이 늘어나면 파마로 수익을 내야 합니다. 이어 헤어컬러를 통해 미용샵의 지명도를 높여가야지요.

(강사1과 강사2간의 대화형식이지만,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강의 장면을 녹화하는 사람들. 강사들은 모델들과 함께 한국 헤어살롱의 유행테크닉을 소개하고, 이어 컬러연출법 강의가 이어졌다.)

▷강사1 : 팀장님! 현재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헤어살롱 교육, 헤어 아카데미 교육에서 느낀 점이 있나요?

▷팀장 : 헤어커트 기술부문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체 스타일을 만들어 낼 만큼 테크닉도 뛰어나지요.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 모발의 세부적인 테크닉은 한국이 훨씬 더 많은 연구가 되어 있습니다.

(관객들 주의가 집중... 많은 관객들이 녹화기를 다시 꺼내든다)

▷팀장 : 여기서 테크닉은 머릿결 웨이브가 잘 나왔느냐 안 나왔느냐의 차원이 아닙니다. 한국은 현재 고객의 머릿결이 손상이 됐느냐 안됐느냐의 차원에서 테크닉을 평가하고 있어요.

▷강사1 : 아~ 네~!

▷팀장 : 우리 회사의 교육은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에서 배울 점은 언제든 중국에 와서 연수를 받고 갈 예정입니다.

▷관중 : (웅성웅성... 일부 관객들 박수...)

현지와의 일체화, 또는 상생발전을 희망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강사들의 치밀한 발언이 엿보이는 대목. 예를 든 하나의 장면이지만 ‘박승철헤어스투디오’, ‘이철헤어커커’, ‘준오헤어’ 등 다른 회사의 강사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자사 특성을 중국에 접목시키기 위한 발언들이 사이사이 등장했다.

■ “중국 헤어디자이너들이 한류를 배우러 한국으로 몰려올 것”

기자는 ‘쇼케이스’ 교육을 직접 담당한 ‘박승철헤어스투디오’ 소속 강사 2명을 만났다. 헤어디자이너 주안(청담점) 씨와 오영진(본사) 씨. 이들은 이번 4시간(회당 2시간씩 2회) 강의를 위해 지난 6개월간을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안 : 중국 고객들의 헤어스타일이 한류스타들의 스타일에 따라 변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과거에는 단발 라인에 무거운 형태의 헤어디자인, 컬(curl)도 굵고 늘어지는 경향이었는데, 현재는 느슨한 웨이브나 내츄럴한 컬 스타일이예요. 그것이 바로 최신 한류스타일이죠.

▷오영진 : 앞으로 한류스타일이 강세가 될 듯합니다. 많은 한국 디자이너들이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조금 더 발전하면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을 넘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 헤어디자이너들이 한류를 배우러 한국으로 몰려올 것입니다. 과거 한국 사람들이 일본가서 배우듯이요.

한류 헤어디자이너들의 자신감은 풍부했다. 중국 고객들이 TV드라마에서 보고 희망하는 한류 헤어스타일을 상하이 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욕 또한 컸다.

■ “한국으로 가자. 한국인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함께 호흡하자”

그렇다면 현장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보건산업진흥원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14일 쇼케이스 첫날 중국조선족미용협회 소속의 헤어디자이너들 20~30명은 무대 앞자리인 VIP석에 배정돼 있었다. 이들은 한국인과 중국인의 중간자 입장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남녀 한 명씩 인터뷰했다.

남성 윤호철(29) 씨. 연변(延邊)이 고향으로 중국내 한국 미용실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 미용업에 종사한 것은 16세부터. 현재 상하이서 일하고 있는데 이번 쇼케이스를 보고 ‘본토’ 한국으로 공부하러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생겼다.

“한국 가서 직접 한국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기술적인 것은 얼마든지 중국에서도 배울 수 있지요. 그러나 한국을 말로만 듣고, 중국에만 머물러 있으면 한계에 다다릅니다. 한국서 한국인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함께 호흡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그의 많은 지인들이 현재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성 헤어디자이너 신춘월(申春月)씨를 만났다. 고향이 하얼빈으로 현재 광서장족자치구 계림(桂林)서 미용업에 종사하고 있다.

“너무 큰 감동이에요. 강사들이 보여준 물결웨이브는 보기는 간단해도 중국서는 못하는 부분이거든요. 웨이브 머릿결의 겉과 속 온도차를 주고 있다는 한국기술을 배워야 해요. 3년 전에 관광으로 한국에 간 적이 있는데, 이제는 미용기술을 배우러 갈 생각입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중국인 통역가이드는 한족의 경우 조선족에 비해 더 한국유학을 열망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족은 언어가 통해 그나마 인터넷에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한족은 직접 가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는 것.

■ K-뷰티 불씨를 살리는 것이 정부와 학계, 업계의 공동과제

기자는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얻고자 한 것이 무엇이든 ‘K-뷰티 산업의 다양성 추구’라는 거대 담론을 생성하기에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찾은 사람이 광주여대 미용과학학과장 강수경 교수와 (주)커커의 김경화 상무.

뷰티미용 관련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전국 157개 대학(전문대포함)중 유일한 대학으로 참가한 강 교수는 쇼케이스 현장을 보고 “이제부터 미용산업의 내실화가 과제”라고 진단했다. K-뷰티는 분명 유망분야이고, 아시아에서 ‘우위’ 아이템인데, 이 불씨를 살려내는 것이 정부와 학계, 업계의 공동과제라는 지적.

“꾸준히 한국스타일을 개발, 이를 인바운드 교육(유학생 유치)에 적용시킴으로써 아시아 뷰티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은 첨단 교육콘텐츠를 개발해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졸업 후 이들이 현지 국가에서 미용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한국식 교육’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이철헤어커커 교육센터 ‘트리코드’를 현장에서 지휘한 (주)커커 김경화 상무 역시 보다 장기적인 포석을 주문했다. 이번의 쇼케이스로 확인한 중국 고객의 니즈(needs)는 분명 ‘한국형 헤어스타일’이지만, 현재의 추세가 5년 이상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

“중국의 헤어기술수준 역시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연구와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헤어 모드가 스타일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이 유행을 선도하는 한국의 전략이 돼야겠지요.”

따라서 우선은 중국으로부터 유학생이나 교육생을 받아들이고, 이들을 통해 K-뷰티의 현지화를 추진해가는 것이 로레알(L'Oreal)과 웰라(Wella)로부터 배웠던 한국 미용업계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강 교수와 김 상무의 공통된 견해다.

■ “정부가 관심 갖고 지원한다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것”

관련기관의 시각은 어떨까. 보건산업진흥원 뷰티화장품사업팀 이승희 연구원과 함께 이번 행사를 총괄 지휘한 황순욱 팀장은 단적인 표현으로 “K-뷰티의 가능성은 무한”이라고 밝혔다.

뷰티산업 기술력과 한류문화 파워, 서비스 인력의 노력으로 높아진 K-뷰티의 경쟁력이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하지만 미래 한국의 먹거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 부문과 제품, 인력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에너지를 만들어 내야하고 ▷K-뷰티의 영역을 화장품 중심에서 벗어난 교육 콘텐츠 개발과 해외 인력진출로 확대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화장품은 고작 2년 전부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업계의 노력과 정부지원 결과지요. 따라서 헤어부문 등 K-뷰티 사업도 단발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한다면 화장품과 같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순욱 팀장의 말이다. 그래서일까. 사상 처음 해외서 막을 올린 ‘K-뷰티 쇼케이스’ 상하이 현장에는 이번 행사를 기획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황경원 사무관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으며, 김상희 국장도 15일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상하이 = 유승철 뷰티한국 기자 cow242@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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