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주어진 기회는 단 두 번뿐이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100% 승률에 도전한다.
두산 유희관(29)과 NC 에릭 해커(32)는 나란히 18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유희관이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힘겹게 승수를 쌓으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로써 역대 두 번째이자 30년 만의 한 시즌 선발 20승 투수 듀오 탄생 가능성도 실낱 같지만 남아 있다.
투수는 기본적으로 10승을 거두면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만큼 20승 투수는 보기 힘들고 상징성을 갖는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33년간 20승 투수는 16번 나왔다. 범위를 선발로만 좁히면 7명으로 더 줄어든다.
마운드 분업화가 이뤄지지 않은 1985년에는 한 해에 무려 3명의 20승 투수가 나왔다. 김시진과 김일융(이상 삼성)이 25승씩을 올렸고, 최동원(롯데)도 20승을 거뒀다. 그런데 선발로만 20승 이상을 수확한 건 김시진(선발 21승)과 김일융(선발 20승) 2명이었다. 최동원은 선발이 12승, 구원이 8승이었다. 1983년에도 장명부(삼미•30승)와 이상윤(해태•20승) 등 두 명의 20승 투수가 배출됐다. 장명부는 28승이 선발승이었지만, 이상윤은 선발 13승, 구원 7승이었다.
올해 선발로만 승리를 따낸 유희관과 해커가 동시에 20승을 달성하면 30년 만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다. 이미 유희관은 팀 내에선 새 역사를 썼다. 2004년 개리 레스(17승)를 넘어 팀 좌완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서울 연고(잠실ㆍ목동) 팀 최초로 홈(잠실)구장 12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종전 기록은 1986년 OB 최일언, 93년 OB 이광우, 2011년 넥센 브랜든 나이트가 11연승을 했다.
유희관은 앞으로 로테이션대로라면 오는 27일 LG전과 10월 2일 또는 3일 KIA전에 나선다. 변수는 있다. 두산의 팀 순위가 4위로 정해지면 5위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대비하기 위해 마지막 등판을 거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해커는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 피칭을 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8월 5차례의 등판에서 전승에 평균자책점 0.97을 찍어 월간 최우수선수(MVP)까지 꼽히며 20승 가능성을 부풀렸지만 9월 4경기에서는 들쭉날쭉했다. 2일 삼성전 3이닝 7실점(패), 8일 KIA전 9이닝 1실점(승), 13일 SK전 5⅓이닝 10실점(승패 없음), 20일 넥센전 6이닝 2실점(승)을 각각 기록했다.
해커는 25일 LG전과 30일 두산전 또는 10월1일 LG전에 두 차례 출격할 예정이다. 팀이 사실상 2위 자리를 굳힌 만큼 부담 없는 상황에서 20승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
사진=두산 유희관(왼쪽)-NC 에릭 해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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