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7년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란 대통령 일행의 통신을 전방위로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NBC 방송은 23일(현지시간) 3쪽짜리 NSA 비밀 문건과 전직 정보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NSA는 2007년 9월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당시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과 이란 대표단 143명의 통신을 모두 도청했다. 백악관과 법원의 승인 아래 5∼6개 도청 팀이 하루 19시간씩 일하며 이란 대표단의 휴대전화와 화상회의를 들여다본 것은 물론 이들이 묶는 호텔 방에까지 도청 장치를 설치해 도청을 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고 “이스라엘을 (세계)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는 이른바 ‘이스라엘 말살’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미국 입장에서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NSA가 도청을 통해 어떤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한 전직 정보관리는 NBC에 “미국 정부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도청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음 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같은 외국 정상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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