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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에 휴먼로봇·3D프린터… 첨단기기가 왜 이렇게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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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에 휴먼로봇·3D프린터… 첨단기기가 왜 이렇게 많을까

입력
2015.09.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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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약한 가입자에 로봇 보내 사고 방지

긴급 차량 고장시 3D프린터로 부품 공급"

핀테크 활용한 차세대 보험상품 개발 박차

그레고리 디포스 BNP파리바 카디프의 디지털 부문 최고책임자가 카디프 랩에서 가사도우미 로봇의 용도를 설명하고 있다.
그레고리 디포스 BNP파리바 카디프의 디지털 부문 최고책임자가 카디프 랩에서 가사도우미 로봇의 용도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 북서쪽 낭테르시의 BNP파리바 카디프 생명보험 본사. 1층에 들어서자 ‘카디프 랩(Lab)’이란 간판의 낯선 전시공간이 눈에 띄었다. 내부는 언뜻 보험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각종 첨단기기들로 가득했다. 독거 노인의 일상을 돕는 휴먼로봇, 자동차 부품까지 찍어내는 3D 프린터, 생체리듬을 읽는 바이오 기기, 집안의 갖가지 시설을 원격 제어하는 셋톱박스까지…. 안내를 맡은 그레고리 디포스 디지털 부문 최고책임자는 “이 것들이 BNP파리바 카디프가 꿈꾸는 보험의 미래”라고 말했다.

디지털,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놀라운 기술 발전에 발맞춰 선진 보험사들이 속속 ‘보험판 핀테크(finance와 technology의 합성어)’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에게 각종 신기술은 미래 보험사의 수입ㆍ지출을 합리화하고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 저변을 넓힐 필수도구로 인식된다. 아직 온라인 청약 확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보험업계의 핀테크 대응과는 큰 차이다.

디포스 최고책임자가 설명하는 차세대 BNP파리바 카디프 보험상품의 모습은 이렇다. 병약한 가입자의 집에 로봇을 보내 일상을 도우면서 낙상 같은 보험사고를 줄이고,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보험사가 즉각 대응토록 할 수 있다. 2013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이미 실용화된 해비타트(Habit@t) 상품은 화재, 홍수, 정전 등 재해를 센서로 감지해 고객 스마트폰과 콜센터에 알려 역시 즉각 대응을 돕고 있다. 크게 번질 사고를 막으면 가입자와 보험사 모두 ‘윈-윈’이기 때문이다. 3D프린터의 용도를 묻자 “가령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긴급한 차량 고장을 맞았을 때 교체용 부품을 3D 프린터로 즉시 제작해 보험사가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보험사가 단순 보험금 지급을 넘어 대 고객 서비스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신기술을 통해 가입자 맞춤형 보험료와 보험금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차세대 보험은 선진 보험사 사이에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스커버리 라이프는 바이탤러티(Vitality) 프로그램이란 건강습관 체크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의 생활습관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심사, 보험료 책정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계약해지율과 사망률을 각각 52%, 34%까지 낮췄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프랑스 악사 등 미ㆍ유럽 보험사들은 난폭운전, 주요 이용도로 상태 같은 운전자의 평소 운전행태까지 무선 통신으로 실시간 전송 받아 보험료 책정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업계에선 인터넷은행 참여 여부나 청약절차 간소화를 위한 온라인 청약 활성화 정도가 핀테크 관련 실적으로 여겨질 만큼 아직 핀테크 대응 움직임이 전무한 상태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도 이런 변화의 바람은 알고 있지만 이를 국내에 도입하기에는 아직 고객의 개인정보 접근 제한 같은 규제의 장벽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단기 실적에 치중해 미래 대비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며 “현행 규제 안에서도 빅데이터나 신기술 활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파리=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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