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옥고감 삼색전·도토리묵 메밀전… 올 차례상에 색다른 전 올려볼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옥고감 삼색전·도토리묵 메밀전… 올 차례상에 색다른 전 올려볼까

입력
2015.09.23 17:41
0 0
◆도토리묵 메밀전(2인분 기준) -주재료: 도토리묵 반 모, 참나물 30g, 홍고추 반 개, 부침가루 4분의 1컵, 메밀부침가루 1컵, 간 양파 1컵 반, 물 4분의 1컵, 구운 소금 약간, 요리유 적당량 -양념 및 소스재료: 간장 1큰술, 올리고당 반 큰술, 참기름 반 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청양고추 반 개 1. 도토리묵은 곱게 채 썰고 참나물은 깨끗하게 씻어 한입 크기로 자른다.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털어낸다. 2. 볼에 분량의 메밀반죽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분량의 양념재료는 골고루 섞는다. 3. 달군 팬에 요리유를 두르고 반죽을 한 국자 떠 넣어 얇게 펼친다. 밑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반죽 위에 도토리묵, 참나물, 홍고추를 올린 뒤 뒤집는다. 4. 앞뒤로 노릇하게 익으면 접시에 담고 2에서 만들어 둔 양념장을 곁들인다.
◆도토리묵 메밀전(2인분 기준) -주재료: 도토리묵 반 모, 참나물 30g, 홍고추 반 개, 부침가루 4분의 1컵, 메밀부침가루 1컵, 간 양파 1컵 반, 물 4분의 1컵, 구운 소금 약간, 요리유 적당량 -양념 및 소스재료: 간장 1큰술, 올리고당 반 큰술, 참기름 반 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청양고추 반 개 1. 도토리묵은 곱게 채 썰고 참나물은 깨끗하게 씻어 한입 크기로 자른다.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털어낸다. 2. 볼에 분량의 메밀반죽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분량의 양념재료는 골고루 섞는다. 3. 달군 팬에 요리유를 두르고 반죽을 한 국자 떠 넣어 얇게 펼친다. 밑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반죽 위에 도토리묵, 참나물, 홍고추를 올린 뒤 뒤집는다. 4. 앞뒤로 노릇하게 익으면 접시에 담고 2에서 만들어 둔 양념장을 곁들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소하게 코끝에 휘감기는 기름냄새. ‘전을 부치나 보군’이라는 유추가 진행됨과 동시에 체세포마다 아로새겨진 명절의 추억이 일제히 깨어난다. 할머니가, 큰엄마가, 시집 안 간 고모가 뒤지개를 손에 든 채 달려나오면, 정수리가 마당에 닿도록 허리 숙여 인사하던 기억. 나의 살던 고향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오르면, 집집마다 진동하던 전 부치는 냄새, 이것이 바로 명절이다.

◆옥고감 삼색전(2인분 기준) -재료: 부침가루 220g, 전분 10g, 감자 2개, 양파 반 개, 물 150㎖, 캔 옥수수 200g, 김치 150g, 고구마 반 개, 청양고추 1개, 대파 4분의 1개, 요리유 약간 1. 캔 옥수수는 잘게 다져 반죽에 섞은 후 노릇하게 구워낸다. 2. 김치와 고구마, 청양고추, 대파는 채 썰고 반죽에 섞어 노릇하게 구워낸다. 3. 껍질을 깐 양파, 감자를 강판에 갈아 반죽에 섞은 후 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옥고감 삼색전(2인분 기준) -재료: 부침가루 220g, 전분 10g, 감자 2개, 양파 반 개, 물 150㎖, 캔 옥수수 200g, 김치 150g, 고구마 반 개, 청양고추 1개, 대파 4분의 1개, 요리유 약간 1. 캔 옥수수는 잘게 다져 반죽에 섞은 후 노릇하게 구워낸다. 2. 김치와 고구마, 청양고추, 대파는 채 썰고 반죽에 섞어 노릇하게 구워낸다. 3. 껍질을 깐 양파, 감자를 강판에 갈아 반죽에 섞은 후 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전은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적 축제 음식이면서 매우 노동집약적인 요리이다. 보름달을 닮은 동그랑땡을 떠올려보자. 다지고 버무려 일일이 빚은 후 하나씩 부쳐야 하는 과정이 기실 지난하다. 올 추석에는 간단하면서도 색다른 전으로 차례상을 차려보면 어떨까. 정성은 고된 몸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에서 우러나오고, 조상님은 자손들이 하하호호 웃으며 부친 전을 훨씬 기꺼워하실 터. 나의 살던 고향에 두둥실 보름달이 떠오르면, 이제는 온 가족이 모여 전을 부쳐야 한다.

지역마다 다른 전

전유어, 저냐라고도 부르는 전은 식재료에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을 총칭한다. 육류, 어패류, 채소류 등 각종 재료가 두루 쓰이는 변이가 자유로운 음식으로, 잔칫상이나 주안상, 차례상, 제사상을 가리지 않고 올라간다. 우리나라 음식은 튀김요리가 발달하지 않은 대신 전이 매우 발달했는데, 일반적 튀김요리와 달리 재료를 얇게 저며 지지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전 요리인 동그랑땡은 궁중요리 육원전에서 유래된 것으로, 엽전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 돈저냐로 불리던 것이 속된 형태로 변형된 이름이다. 다진 고기와 으깬 두부에 갖은 양념을 넣어 반죽한 뒤 엽전 크기로 빚어 밀가루를 묻힌 후 달걀물에 담가 기름에 지져낸다. 고기 대신 생선을 갈아 재료로 쓴 것도 돈저냐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해물완자로 명칭을 구분한다.

◆육전(4인분 기준) -주재료: 소고기 부채살 600g, 부침가루 반 컵, 계란 3개 -양념 및 소스재료: 간장 1큰술, 설탕 1작은술, 양파즙 1큰술, 사과즙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식용유 적당량 1. 소고기는 0.5㎝ 두께로 얄팍하게 슬라이스해 고기망치로 두드려 편다. 2. 소고기에 양파즙과 사과즙, 간장, 설탕, 참기름, 소금, 후추를 넣고 버무려 30분 정도 재운다. 3. 소고기에 부침가루를 묻히고 달걀옷을 입혀 앞뒤로 노릇하게 부쳐낸다.
◆육전(4인분 기준) -주재료: 소고기 부채살 600g, 부침가루 반 컵, 계란 3개 -양념 및 소스재료: 간장 1큰술, 설탕 1작은술, 양파즙 1큰술, 사과즙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식용유 적당량 1. 소고기는 0.5㎝ 두께로 얄팍하게 슬라이스해 고기망치로 두드려 편다. 2. 소고기에 양파즙과 사과즙, 간장, 설탕, 참기름, 소금, 후추를 넣고 버무려 30분 정도 재운다. 3. 소고기에 부침가루를 묻히고 달걀옷을 입혀 앞뒤로 노릇하게 부쳐낸다.

전의 주요 재료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명절상의 표준을 보여주는 서울ㆍ경기 지역은 육원전, 동태전, 풋고추전 등 ‘전의 고전’들을 상에 올린다. 강원 지역은 감자와 고구마를 이용한 전을 주로 먹으며, 바다와 인접한 지역은 대구와 명태를 이용한 전을 차례상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육지와 바다가 인접한 충청 지역은 농수산물이 워낙 풍부해 전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도라지, 파, 고기를 양념에 볶아 꼬치에 꿴 향누름적이 가장 유명하다. 상어고기 돔베기로 유명한 경상도 지역에서는 돔베기 산적이라고 불리는 상어를 이용한 산적이 빠지지 않는다. 홍어 없이는 아무리 잘 차려도 잔칫상 소리를 못 듣는 전라도 지역에서도 홍어전이 빠지지 않는다. 제주는 섬 지역답게 상어, 옥돔, 오징어 등 해산물을 이용한 어적을 차례상에 주로 올린다. 고사리누름전도 제주 지역의 대표적 전이다.

쿠킹 스튜디오 레몬밤키친의 강지수 대표는 올 추석에 색다르게 부쳐볼 만한 전으로 강원지역의 도토리묵 메밀전을 추천했다. 메밀의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이 기름진 명절음식의 느끼함을 줄여줄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 고기를 저며 간단하게 부칠 수 있는 육전, 이북음식 녹두전, 옥수수ㆍ고구마ㆍ감자를 재료로 쓴 ‘강원도의 맛’ 옥고감삼색전 등도 색다르게 시도해볼 만하다.

전 부칠 땐 발연점 낮은 정제유로

전을 궁중요리 스타일로 정갈하게 지져내기 위해서는 노란 색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태워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요리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의 찬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용유가 구비돼 있다. 음식마다 사용하는 기름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중해식 식단의 인기와 함께 올리브유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보편화하면서 온갖 요리에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전이나 튀김요리에 사용했다간 식재료만 태우기 십상.

식용유는 기름의 추출방식에 따라 압착유와 정제유로 나뉜다. 압착유는 참깨, 들깨, 올리브 등 유분 함량이 높은 원물을 기계적인 압력을 이용해 눌러 짜 향이 강한 기름이며, 정제유는 용매 추출법을 사용해 냄새 등을 제거, 맑고 투명하게 만든 기름이다. 압착유가 샐러드나 무침, 볶음 요리 등에 적합한 반면 정제유는 발연점이 높아 튀김 등 고온 요리에 적합하다. 발연점이란 기름을 가열할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로 카놀라유가 242도(CJ제일제당 테스트 기준)로 가장 높다. 콩기름이 238도, 요리유가 236도, 해바라기씨유가 232도, 포도씨유가 220도로 뒤를 잇는다. 반면 올리브유는 196도, 참기름과 들기름은 170도로 낮다. 하지만 열에 영향을 받지 않아 진한 풍미와 고유의 향이 그대로 남아 있어 샐러드 드레싱이나 무침, 가벼운 볶음 요리 등에 사용하면 입맛을 돋운다. 강지수 레몬밤키친 대표는 “올리브유는 올리브 고유의 향이 강해 음식에 올리브 냄새가 고스란히 밴다”며 “전을 부칠 때는 향이 남아 있는 압착유보다는 정제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입 녹두전(4인분 기준) -주재료: 불린 녹두 반 컵, 불린 쌀 3큰술, 물 반 컵, 고사리 30g, 김치 20g -양념 및 소스재료: 간장 1큰술, 식초 반 큰술, 물 1큰술 1. 불린 녹두와 불린 쌀, 물을 믹서기에 넣고 간 뒤 소금 8분의 1작은술을 넣어 간을 한다. 2. 고사리는 살짝 데쳐 물기를 짠 후 다져 소금과 참기름 약간을 넣고 밑간 한다. 김치는 송송 썰어 물기를 짠 뒤 참기름을 약간 넣어 버무린다. 3. 간장 1큰술과 식초 반 큰술, 물 1큰술을 섞어 초간장을 만들어 둔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녹두 반죽을 한 숟가락씩 올린다. 김치와 고사리를 올려 중약불에 굽다가 가장자리가 노릇해지면 뒤집어 마저 익힌다. 5. 초간장을 곁들인다.
◆한입 녹두전(4인분 기준) -주재료: 불린 녹두 반 컵, 불린 쌀 3큰술, 물 반 컵, 고사리 30g, 김치 20g -양념 및 소스재료: 간장 1큰술, 식초 반 큰술, 물 1큰술 1. 불린 녹두와 불린 쌀, 물을 믹서기에 넣고 간 뒤 소금 8분의 1작은술을 넣어 간을 한다. 2. 고사리는 살짝 데쳐 물기를 짠 후 다져 소금과 참기름 약간을 넣고 밑간 한다. 김치는 송송 썰어 물기를 짠 뒤 참기름을 약간 넣어 버무린다. 3. 간장 1큰술과 식초 반 큰술, 물 1큰술을 섞어 초간장을 만들어 둔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녹두 반죽을 한 숟가락씩 올린다. 김치와 고사리를 올려 중약불에 굽다가 가장자리가 노릇해지면 뒤집어 마저 익힌다. 5. 초간장을 곁들인다.

식용유의 종류가 이뿐이면 좋으련만, 마트의 매대 위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름이 올라온다. 카놀라유 70%에 콩기름 25%, 포도씨유 5%를 혼합한 요리유는 고온요리에 최적화한 기름으로, 부침이나 전, 튀김, 계란후라이 등을 해먹을 때 좋다. 현미유 100%로 만든 쌀눈유는 서양요리나 볶음, 구이 등에 적합하며, 땅콩유와 호도유, 아몬드유를 섞은 견과유는 발연점이 중간 정도로 샐러드나 볶음, 제과제빵 등에 사용하면 좋다. CJ제일제당 소재연구소 이지연 선임연구원 “견과유는 재료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견과류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불포화 지방산을 섭취시킬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구이나 찜, 무침 등이 발달한 한식은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전은 한식 요리 중 본격적으로 기름을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음식. 그래서 더 각별하고, 더 맛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프루스트의 소설에 나오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처럼 그 자체로 기억을 환기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한식 요리가 전이며, 그래서 명절이면 가족들은 머리를 맞대고 전을 부치는 것일 테다.

박선영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