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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봄이] ‘더벙커 그 여자’와 ‘여성 드라이버’로 사는 법

입력
2015.09.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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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두 가지 수식어가 있습니다. ‘더벙커 그 여자’와 ‘여성 드라이버’.

방송과 레이싱, 두 가지의 일을 함께 하며 얻게 된 이 수식어들은 아직은 젊은 제게 적잖은 부담이 될 때가 많습니다. 사실 TV프로그램에 나가기로 결정하기 전 참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방송 활동이 ‘본업’인 레이싱의 성적에 지장을 주진 않을지, 그로 인해 대중들이 드라이버로서의 권봄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진 않을지 하루 하루가 걱정의 연속이었죠.

그래서 첫 방송이 나간 뒤 한동안은 수시로 인터넷 검색을 하며 마음을 졸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방송과 레이싱을 병행한지 2년.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겼지만, 싫어하는 분들도 생기기 마련이었습니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속이 상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쓴 소리를 귀담아 듣고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년째 해 왔지만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게 바로 방송 활동인 것 같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전문가가 되는 길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분명 방송에서는 시청자분들께 더 많은 정보를 드려야 하기 때문에, 항상 공부하며 지식을 늘려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더벙커’라는 프로그램이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으면서 어느덧 여섯 번째 시즌까지 함께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 조급한 성격 때문에 벌어진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데요, 많은 관객분들이 계신 스튜디오에서도 이 급한 성격 때문에 자주 NG를 내 ‘민폐’를 끼치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더벙커’가 생방송이었다면 아마 방송 초반에 하차했을 테지만 다행히도 녹화방송인 덕에 오래오래 시청자 분들을 만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엔 꽤 익숙해질 법한 시기도 됐지만 요즘도 녹화 전날이면 항상 잠을 설치면서 걱정을 합니다. 대본을 보고 또 보며 꼴딱 밤을 새우고 토끼 눈을 한 채 녹화장에 나타나기도 일쑤였고요.

‘더벙커’의 여성 MC로 자리잡는 과정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 발전하는 MC가 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여성 드라이버 권봄이로 살아 온 길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지난해 당한 큰 부상 이후 올해 복귀전을 사고 없이 잘 치렀지만 새로운 클래스에 적응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전 클래스와 비교해 봤을 때 성적이 낮은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부진이 부상 경험으로 인해 몸을 사리는 데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큰 부상을 겪은 후 예전에 비해 상당히 소극적으로 바뀐 제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고가 나게 되면 과거에 비해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절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도 사라질 거란 마음에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더 노력하게 됩니다. 정신력도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을 느껴왔기에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앞으로 드라이버로서도 조금 더 나은 기록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일은 정말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얻어지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방송과 레이싱 모두 하면 할수록 배우고 느끼는 점이 참 많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젊은 날의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권봄이가 되겠습니다.

여성 카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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