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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1박2일 즐기기

입력
2015.09.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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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달 1일 막을 올린다.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에 대한 부산시의 사퇴 종용 논란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 예산 삭감 등으로 험로를 걸었으나 성년을 맞은 올해의 차림은 풍성하다. 75개국 304편에 영화 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만하다. 프랑스 스타 소피 마르소와 추억의 독일 여배우 나스타샤 킨스키, 미국 명우 하비 케이틀 등이 부산 레드카펫을 밟는다. 충무로 스타들도 총출동 분위기다. 영화제가 절정에 이를 내달 3~4일을 기준으로 영화 관람에 집중할 마니아, 스타도 보고 싶은 영화 팬들을 위한 알찬 일정표를 제시한다.

영화제는 영화로 족하다?

영화 관람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다면 센텀시티에 머물며 이틀을 보낼 만하다. 부산영화제의 중심인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등 주요 상영관들이 도보 5분 거리 안에 몰려있다. 일정만 짜임새 있게 짜면 하루 4편은 거뜬히 볼 수 있다.

3일 오전 11시 ‘지아장커: 펜양에서 온 사나이’로 영화제의 하루를 시작해도 좋다. 중국 예술영화의 감독 지아장커의 삶의 궤적을 좇는 다큐멘터리다. ‘중앙역’과 ‘모터사이클다이어리’ 등을 만든 브라질 대가 월터 살레스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관람할 가치가 있다. CGV센텀시티 5관.

시간이 빠듯하지만 다음 영화로 오후 1시 ‘하이썬’ 관람을 권한다. 크로아티아ㆍ슬로베니아 합작영화로 세가지 에피소드로 발칸 반도 현대사의 비극을 전한다.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다. 롯데시네마센텀시티 4관.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이야기들에 대한 이야기'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이야기들에 대한 이야기'

간단한 요기를 한 뒤 오후 5시 ‘이야기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볼 만하다. 이탈리아의 명장 마테오 가로네의 신작이다. 이탈리아의 동화를 기괴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오후 7시 30분엔 아시아의 고전이 된 대만영화 ‘비정성시’(감독 허우샤오시엔)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한 사진가 집안을 통해 대만의 현대사를 들여다본 작품이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4일은 오전 10시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신작 ‘자객 섭은낭’으로 시작한다. 무용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액션이 화려한 색채 위에 펼쳐지는 작품이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하늘연극장. 점심 식사 뒤 오후 1시 다시 하늘연극장으로 돌아가자. 미국 영화 ‘시카리오’는 ‘그을린 사랑’으로 국내에 팬층을 확보한 드니 빌뇌브의 신작. 미국-멕시코 국경을 배경으로 마약전쟁에 투입된 미연방수사국(FBI) 요원의 임무를 그렸다.

이날의 세 번째 영화로는 오후 4시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상영하는 ‘클로즈업’을 권한다. 이란 거장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1990년 작품으로 키아로스타미의 실험성을 엿볼 수 있다. 저녁 식사 뒤 오후 8시 ‘대지와 그늘’을 보며 이틀 동안의 영화 장정을 마무리한다. 콜롬비아 신인 감독 세자르 아세베도의 작품이다. 한 사탕수수 농장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갈등을 유려한 화면으로 담았다. 롯데시네마센텀시티 6관.

코소보 영화 '아빠'
코소보 영화 '아빠'

스타 보는 맛이 영화제의 진수?

영화보다는 스타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게 목적이라면 해운대 위주로 동선을 짜는 게 좋다. 극장 수와 상영작은 센텀시티보다 적으나 스타들과 함께 하는 행사들이 즐비하다.

3일과 4일은 많은 국내 배우들이 무대인사 행사를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펼친다. 3일 ‘돌연변이’의 이광수, 박보영, ‘성난 변호사’의 이선균 등이 무대에 오른다. 4일엔 ‘무뢰한’의 전도연, 강남길, ‘오피스’의 고아성, ‘스물’의 김우빈, ‘소수의견’의 윤계상 등을 만날 수 있다. 배우들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출연작과 근황을 이야기하는 ‘오픈 토크’ 행사도 열린다. 3일엔 유아인이, 4일엔 전도연이 각각 대중들 앞에 선다. 행사 시간은 미정.

스타들 사이에서도 영화제의 ‘본질’을 빼놓을 수 없다. 3일 해운대 주변 극장의 하이라이트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 ‘스톱’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도쿄로 이주한 한 부부를 통해 과학문명의 어둠을 그렸다. 오후 1시 메가박스해운대 1,2관에서 볼 수 있다. 오후 7시30분 메가박스해운대 3,4관에서 상영하는 코소보 영화 ‘아빠’도 놓치면 후회할 수작이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찾아 독일로 떠난 한 소년의 위험한 여정을 그렸다.

김기덕 감독의 '스톱'
김기덕 감독의 '스톱'

4일은 오전 10시 칠레 다큐멘터리 ‘아옌데, 나의 할아버지’(메가박스해운대 6관)로 시작해 보자. 군사 쿠데타로 생을 마감한 칠레의 전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의 삶을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손녀인 마르시아 탐부티 아옌데가 메가폰을 잡은 점이 흥미롭다. 2011년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흑인 폭동을 배경으로 한 영국영화 ‘도심 속의 찬가’로 하루를 마무리할 만하다. 여성 범죄자와 사회복지사의 인연이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오후 4시, 메가박스해운대 6관.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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