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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슬림 대통령 불가론 공방, 트럼프 vs 부시로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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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슬림 대통령 불가론 공방, 트럼프 vs 부시로 확전

입력
2015.09.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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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기독교인 벤 카슨 공개 제기… 트럼프 지원사격, 젭 부시는 대립각

공화당 주류 "과격분자와 구분해야"

"중산층 이하 백인은 무슬림 피로감"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무슬림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이자 독실한 기독교도인 벤 카슨(사진)이 공개적으로 제기해 논란을 일으킨 ‘무슬림 대통령 불가론’에 대해 각 후보들이 찬반 입장을 밝히면서 극명한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22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평소 무슬림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카슨을 옹호하고 나선 것과 달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반대 입장을 밝히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거론하면서 “벤은 (이슬람에) 여러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우리 모두 그 문제가 무엇인지 다 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해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분명히 문제는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시 전 지사는 이날 아이오와 주 메이슨시티 유세에서 “종교가 대통령의 자격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세 도중에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유세 후 기자들과의 질의ㆍ응답과정에서 “미국에 사는 많은 애국적이고 평화적인 무슬림들을 안다. 그들 중 일부는 군에서 복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논란이 이슬람에 대한 공화당 지도부와 풀뿌리 유권자 사이의 시각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처럼 공화당 주류는 대다수 양심적 무슬림과 이슬람 과격분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슬람국가(IS) 반군의 잔악상과 잇단 테러로 중산층 이하 백인 계층에서는 피로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미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의 혐오적 발언이 환영을 얻은 것과 유사한 일이 재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논란은 카슨이 20일 CNN 방송에서 무슬림 대통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무슬림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 나는 절대로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그는 다음날에도 “샤리아(이슬람 율법)는 미국의 헌법, 미국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취임 선서는 쿠란(이슬람 경전)이 아니라 성경에 대고 해야 한다”고 발언의 강도를 높였다.

그의 발언 이후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물론이고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카슨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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