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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캐다 수류탄 주웠다” 입수 경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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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캐다 수류탄 주웠다” 입수 경위 미스터리

입력
2015.09.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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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캐다 수류탄 주웠다” 입수 경위 미스터리

‘전처의 애인을 죽이겠다’며 수류탄을 갖고 잠적했던 40대 퇴역군인이 18시간 만에 검거됐으나 수류탄을 9발이나 갖고 있었던 경위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강원 철원경찰서는 남자 문제로 다툰 전 처를 수류탄으로 위협하고 철원군 서면 와수리 야산으로 달아난 이모(49)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는 전처의 집을 찾아 다툴 때에도 미군이 1970년대까지 운용하던 M-26수류탄 8발을 갖고 있었다. M-26 수류탄의 살상반경은 10~15m, 위험반경은 50m 가량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수류탄은 폭발물처리반에 안전하게 회수됐으나, 만약 집안에서 폭발했다면 아찔할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씨는 어떻게 다량의 수류탄을 갖고 있었을까.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민통선 인근에 버섯을 캐다 수류탄을 습득해 보관하고 있었고 군 당국에 신고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수류탄 습득 및 취득 경위 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같은 종류의 수류탄을 무려 9발이나 한 곳에서 무더기로 습득했다는 점이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씨가 수류탄을 습득했다고 주장하는 민통선 인근에서 현장 검증을 통해 이씨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이씨가 소지한 수류탄에 녹이 슬어 고유번호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9발이나 되는 수류탄이 규정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민통선에 있었는지 등을 경찰과 합동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불발탄을 찾아내 하루 빨리 제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 철원을 비롯한 강원 접경지역에서는 수류탄 등으로 인한 폭발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철원군 주민 성모(37)씨는 “버섯을 채취하는 야산에서 여러 발의 수류탄을 주웠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주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뇌관”이라며 “정밀한 불발탄 수색과 함께 제거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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