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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눈속임 다른 업체도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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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눈속임 다른 업체도 비슷

입력
2015.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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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폭스바겐 매장의 차량.글렌데일=AP 연합뉴스
21일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폭스바겐 매장의 차량.글렌데일=AP 연합뉴스

독일의 세계적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눈속임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유럽에서도 이 같은 조작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설치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눈속임했다면서 48만2,000대의 디젤 차량에 대한 리콜명령을 내렸다. 이 장치에는 배출가스 검사를 받을 때만 배출가스 감소체를 주입시켜 질소 산화물 방출을 줄여 주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프트웨어는 차량이 검사를 받을 때에만 저감장치를 가동시켜 배출가스를 줄여주고, 평소 주행 중에는 작동을 중단해 차량의 가속력을 올려주는 대신 허용치보다 40배나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게 만들었다고 EPA는 밝혔다.

21일 폭스바겐 측은 혐의를 인정하며 사과와 함께 미국에서 제타, 비틀, 골프, 파사트, A3 등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4기통 디젤차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 스캔들 소식을 접한 대서양 너머 영국 저탄소 차량 파트너십의 전 관리 감독이자 영국 정부 신재생연료청(RFA) 사외이사인 그렉 아처는 “나는 이 소식에 놀라지 않았다”라며 “이와 유사한 장치를 사용한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2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털어놓았다. 또 그는 “디젤엔진에만 한정된 것도, 배기가스에만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 스캔들이 폭스바겐에만 그치지 않고 가솔린 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처는 유럽의 자동차 테스트는 제조사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각국 규제기관에서 인증한 회사들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완전히 독립적인 기관이 테스트를 하는 미국에 비해 데이터 조작에 더욱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은 아처의 주장에 대해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조작은 없다”면서도 “테스트 시스템이 개혁돼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마이크 호즈 영국자동차제조및트레이더협회(SMMT) CEO는 “유럽연합(EU)은 EU법에 의거하고 정부가 임명한 독립 승인 기관의 감시 하에 엄격히 테스트가 수행되기 때문에 제조업체가 속임수를 쓴다는 증거는 없다”며 “그러나 업계는 현재 테스트 방법이 오래됐다는 걸 인정하고 유럽위원회에서 새로운 테스트 기술들을 포용하고 도로 사정을 더욱 반영할 수 있는 새 배출가스 시험방법에 대한 합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 스캔들이 확산되자 모국인 독일도 강도 높은 비판과 자체 조사에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폭스바겐측에 “완전한 투명성을 보여주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요헨 플라스바르트 연방환경청장은 스캔들로 드러난 폭스바겐의 “뻔뻔스러운 소비자 기만”을 비난했으며 시그마 가브리엘 경제장관도 “이번 폭스바겐의 사건으로 훌륭한 명성을 갖고 있는 독일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독립적인 전문가들을 통해 폭스바겐의 모든 디젤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디젤 차량에 장착된 불법 조작 장치에 대해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에게도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올해 초 회장직에 취임한 그는 2007년부터 폭스바겐의 연구 개발 책임을 지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귀도 레인킹은 방송에서 “빈터코른 회장이 엔진을 프로그래밍하는 이 특별한 방법에 대해 몰랐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이사회는 오는 25일 빈터코른 회장의 계약 연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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