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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권총 실탄 수십 발 분실, 고물상에서 신고해 되찾아

입력
2015.09.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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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파발 총기사고 한달도 안 됐는데

허술한 총기 탄약ㆍ관리 다시 도마에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사격훈련 도중 권총 실탄 수십 발을 분실했지만 관련 내용을 파악조차 못하다 탄약을 수거한 고물상의 신고로 되찾는 일이 발생했다. ‘구파발 총기사고’로 의경이 목숨을 잃은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경찰이 총기ㆍ탄약 관리에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 소속 경찰관 교육담당 A(41) 경사는 격발되지 않은 38구경 실탄 35발이 든 탄약박스를 분실해 서울경찰청의 내부 감찰을 받고 있다. A 경사는 동대문서의 사격 훈련을 계획ㆍ관리하는 책임자다.

그는 이달 4일 서울 도봉서 사격장에서 진행된 정례 사격훈련 도중 실탄박스를 사격장에서 분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관 한 명이 사격 훈련하는 실탄 수는 연습사격 5발과 속사 20발, 완사 10발 등 총 35발로 이뤄져 실탄박스를 통째로 잃어버린 셈이다. 수거된 실탄 개수는 이상이 없었으나 확인 결과 탄피는 36개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실탄박스는 사격장을 청소하는 고물상 주인 B씨가 발견해 19일 서울 강북서에 신고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이 실탄의 원 소재지 파악에 나서자 그제야 동대문서도 분실을 인지했다. 보름 가까이 실탄을 잃어버린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동대문서 관계자는 “당시 사격한 탄환이 2만2,400발로 실탄을 나눠주고 빈 상자를 버리는 과정에서 딸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감찰 결과 동대문서에서는 훈련 대상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사격을 대리한 사실도 확인됐다. 동대문서 관계자는 “퇴직을 앞두고 있어 사격할 필요가 없는 직원들이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젊은 직원이 대리 사격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는 박모(54) 경위가 실탄을 오인 발사해 박모(21) 상경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또 올해 4월에는 청와대 외곽을 경비하는 서울경찰청 202경비대에서 권총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을 분실한 뒤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아 경비대장이 교체되는 등 총기ㆍ탄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의 부실한 총기관리 실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14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사격장에서 탄약 점검을 하는 인원이 청문감사관 한 명뿐이어서 수백명의 훈련 인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며 “정례 사격훈련 때 기념으로 실탄을 챙긴 경찰도 있는 등 실탄이 줄줄이 새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은 담당자들의 과실이 확인될 경우 징계 조치하는 한편, 관내 모든 경찰서를 대상으로 실탄 관리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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