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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남자 셋, 공통점은 F·F·F…

입력
2015.09.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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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Forties)·재미(Fun)·섬세함(Fragile)…

'어른 아이' F세대 예능 중심으로

백종원
백종원

요즘 방송가 흥행 보증수표로 첫손 꼽히는 것은 외식사업가 백종원(49)이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부터 tvN ‘집밥 백선생’, SBS ‘백종원의 3대천왕’ 등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모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다. 백종원과 함께 방송가에서 주목 받는 또 다른 핫 피플이라면 가수 유희열(44)과 셰프 최현석(43)이다. 음악프로그램의 유재석으로 통하는 유희열은 SBS ‘K팝 스타’,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 등에서 활약하더니 KBS TV-라디오 공동 제작 신규 프로그램인 ‘여우사이’ MC까지 꿰찼다. 화제의 프로그램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인기를 모은 최현석 역시 KBS2 ‘인간의 조건-도시 농부’와 SBS플러스 ‘셰프끼리’ 등에 출연하며 전문 방송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문 MC가 아닌 세 사람은 ‘F세대’의 등장과 맞물려 이에 부합하는 키덜트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F세대는 1966년~1974년에 태어난 40대(Forties)로, 놀이와 재미(Fun)을 추구하고, 섬세(Fragile)하며 영원한 피터팬(Forever Peter Pan)을 꿈꾸는 세대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F세대로 일컬어지는 ‘어른 아이’가 대중문화의 중심 세력으로 떠올라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종원 유희열 최현석의 장점은 자유롭고 젊게 소통해 20~30대까지 아우르는 점인데 공교롭게도 게임, 피규어 수집 등 키덜트다운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지천명(50세)을 앞둔 백종원이 순식간에 뜨고 사라지는 모니터 댓글에 반응하며 ‘눈높이 대화’의 달인으로 꼽히는 데에는 온라인 게임 마니아라는 이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게임을 하며 다진 순발력을 바탕으로 실시간 채팅에 거침이 없고 네티즌과 능숙하게 소통한다. ‘집밥 백선생’을 연출하는 고민구 PD는 “백종원은 촬영뿐 아니라 회사 직원을 대할 때도 격의 없이 편하게 얘기를 주고 받는다”며 “위계 의식 없이 사투리로 친숙하게 다가가 공감을 사는 게 백종원의 매력”이라고 봤다.

유희열
유희열

재킷에 장난감 로봇 인형을 꼽아 멋을 내는 ‘토이남’ 유희열은 사춘기 악동 같은 농담으로 젊은 층을 사로 잡는다. ‘서정적인 섹드립(야한 농담)’이 그의 전매 특허다. “김완선 누님 콧소리, 노래 들을 때마다 요실금”(‘유희열의 스케치북’)이라거나 “유재석 엉덩이는 선정적”(‘슈가맨’)이란 말로 거침없이 20~30대에 다가간다. ‘여우사이’를 연출하는 손지원 PD는 “배철수가 역사적 배경을 소개하며 이래서 떴다고 노래를 소개한다면, 유희열은 여자 꼬실 때 이 정도 노래는 알아줘야 꿀리지 않는다는 식으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최현석
최현석

최현석은 머리 위에서 소금을 뿌리거나 모델처럼 앞치마를 두르는 등의 허세를 부려 ‘허세 셰프’라 불린다. 피규어를 모으는 게 취미여서 집 안 가득 로봇 피규어를 두고 있는 것이 이런 면모와 무관치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백종원 유희열 최현석 같은 키덜트 연예인들은 동년배는 물론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연함과 관심의 공통 분모를 갖췄다는 점에서 방송가에서 더 폭발력을 지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가에서 F세대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는 것이 대중문화의 중심 세대의 변화를 보여준다. SBS ‘불타는 청춘’과 tvN ‘어쩌다 어른’ 같은 예능 프로그램, tvN ‘두 번째 스무살’ 같은 드라마가 그런 사례다. 모두 F세대의 자아 찾기와 숨겨뒀던 욕망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다. ‘불타는 청춘’을 연출하는 박상혁 PD는 “젊은 감각과 함께 시련을 견딘 연륜까지 있는 F세대의 얘기는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젊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긴다”고 말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썸만 타는 소극적인 20~30대와 달리 유머러스하면서 진솔함까지 갖춘 F세대의 얘기는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현 예능에 더 적합하고 깊이도 있어 한동안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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