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노사정 대표들과 오찬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대타협을 이룬 노사정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청년 고용 창출을 위한 ‘청년 희망 펀드’를 속전속결로 출범시켜 분위기를 띄운 데 이어 이번에는 노사정의 ‘약속 지키기’를 강조한 행보다. 박 대통령은 최근 거의 모든 일정과 발언의 초점을 노동 개혁에 맞추어 올해 안에 성과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오찬에는 김대환 노사정위원장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등 노사정 대표 4인방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진정(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두 차례 입에 올리며 지난 해 9월 시작된 노사정 협의가 약 1년 만에 타협에 이른 것을 평가하고 합의 이행을 간곡하게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의 물꼬를 어렵게 텄는데, 이것을 완성해서 정착시키기까지 앞으로의 과정도 정말 쉽지 않고 중요하다”면서 “모든 개혁이 힘든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서로 나누어 가져야만 진정한 개혁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노사 모두의 양보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도 대타협의 정신과 취지를 존중하면서 후속 조치들을 착실하게 하겠다”면서 “그 과정에서 노사와 충분히 협의하고 노동개혁 입법을 비롯해 여러 협의사항들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협의를 충분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어렵게 만든 노사정 대타협의 판이 깨지지 않도록 노사를 달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입법 내용을 두고 반발하는 노동계를 향해 “한국노총 내부에서 여러 가지 진통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쓰신 김동만 위원장님과 노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이 올 2월 이후 7개월 만에 노사정 대표들을 다시 만난 것에는 ‘이제는 여야 정치권 차례’라는 메시지를 보내 조속한 입법을 압박하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청와대는 노동개혁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주말쯤 이날 오찬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대환 위원장은 노사정 대타협 과정을 설명한 뒤 “노사정위 차원의 합의 내용 이행 점검단을 구성해 이행 실적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타협 과정에서 형성된 노사정의 신뢰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후속 과제와 일정 등을 협의해 10월 초면 후속 논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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