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도지사 어제 공식 발표
정주여건 부실·내년 예산확보 고려
“내년 2월 말까지는 안동ㆍ예천 신도시로 도청을 옮기겠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박수 받으며 도청을 이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도청 이전 시기를 둘러싸고 혼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눈앞의 국제행사와 신도시 정주여건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북도에 따르면 다음달 18일까지 열리는 ‘실크로드 경주 2015’에 하루 100여 명의 도청 공무원이 지원업무를 하고 있고, 다음달 2∼11일 10일간 경북지역 8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되는 ‘경북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에도 행정력 동원은 불가피하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의 하나인 문경대회에는 122개국 7,3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다.
여기다 내년 국비확보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예산국회가 열리는 다음달 도청을 이전할 경우 자칫 예산확보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김 지사는 “아직 신도시에는 이주할 집이 한 채도 없고, 유치원과 초중등 학교도 내년 2월에야 개교하기 때문에 당장 이전할 경우 전 직원들이 하루 3∼4시간의 통근 전쟁을 겪을 수 밖에 없어 행정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경북도교육감과 경북도의회 의장과 만나 이전시기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했고, 다양한 여론도 충분히 수렴했다”며 “안동시민과 예천군민을 포함한 도민들도 2∼3개월 이전 연기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양해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경북도는 이전 시기 연기에도 불구, 실국별 신청사 사무실 인테리어와 집기 구입 등 이사준비는 그대로 추진하고, 일부 역출근 직원에 대한 지원책도 병행키로 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7월1일 민선자치 20주년 자리에서 “올 10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이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내년 이전을 희망하는 공무원노조 등의 의견을 감안, 이날 이렇게 결정했다.
내년에 경북도청과 경북도교육청, 경북도경찰청 트로이카가 신도시로 이전하면 허허벌판이던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은 속칭 천지개벽을 하게 된다. 2027년 이곳 10.96㎢의 신도시는 행정과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하면 철강산업의 포항, 전자벨트의 구미와 함께 경북의 3각 축이 될 전망이다.
김관용 도지사는 “혼선을 빚어 죄송하고, 신도시의 정주여건을 강화해 내년 2월까지는 축복 속에 이전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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