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왼쪽)와 페이코. 삼성전자, NHN엔터테인먼트 제공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영향력을 확대중인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 '페이나우' 등의 아성을 넘고 정상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50만 가입자 돌파, 흥행 요인 세 가지는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지난달 20일 출시한지 1개월만에 국내 누적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일 평균 가입자는 최대 2만5,000명이며, 거래량은 약 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추세라면 내달까지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과포화된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가 순항할 수 있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 삼성전자 제공
먼저 마그네틱 결제 방식(MST)과 근거리 무선 네트워크(NFC)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범용성'이다. 다른 모바일 결제의 경우 현재 NFC 방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단말기 설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삼성페이는 기존 카드리더기를 설치한 영업장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다.
앱을 실행하고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신용카드를 촬영한 뒤 비밀번호·보안코드 등을 입력하면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애플페이의 카드 등록법과 유사하다.
스마트폰과의 연계를 통한 '인프라 확보'도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량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경우 삼성전자가 46%, 애플이 33%, LG전자가 14%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사용자 절반 가량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고객 충성도를 통한 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우선 기존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삼성페이를 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갤럭시 S6 이전의 사용자들에 대한 박탈감을 줄이는 동시에 심리적 저항선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페이 적용 모델을 향후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일부 보급형 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페이와 공존을 통한 충돌도 시급한 해결 과제다. 안드로이드 페이는 6.0 마시멜로 버전부터 기본 탑재된다. 국내에도 순차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페이가 배포될 예정이다.
이 밖에 오프라인에서만 서비스되는 점도 개선 사항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시장 초기 반응을 검토한 후 모바일 서비스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 대항마는 '페이코', NFC로 발목 잡히나
국내 환경상 삼성페이의 대항마이자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진행중인 NHN엔터테인먼트와 LG유플러스다.
현재 두 업체 모두 규모면에서는 이미 삼성페이에 크게 앞서 있다.
LG유플러스가 서비스하는 간편결제 시스템 페이나우는 지난 7월 말 기준 300만 가입자를 넘어선 상태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올해 8월 1일 출시 후 25일만에 150만명 이상이 가입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페이코는 출시 시기와 규모를 따진 장기적 안목에서 실질적인 삼성페이의 경쟁 서비스로 꼽힌다.
▲ NHN엔터테인먼트 제공
페이코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PC에서 결제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앱을 설치하고 결제 수단을 등록해 놓으면 NFC 방식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결제대행업체(PG사)인 한국사이버결제의 온라인 가맹점 10만곳과 오프라인 티머니 가맹점 10만곳을 확보하며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NHN엔터는 페이코를 통해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NHN엔터는 페이코를 기반으로 하는 학원 운영 관리 서비스 '유니원'과 '모바일 사원증' 서비스를 운영한다. T머니도 페이코와 연동시켜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그러나 NFC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분야에서 삼성페이보다 폭넓게 활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NHN엔터는 자체 페이코 결제단말기를 오는 2017년까지 약 30만대 이상 배포할 계획이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포털과 메신저 기반으로 고객 확보 및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일부 쇼핑몰과 기프티콘, 편의점 결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삼성페이와의 직접적 경쟁은 힘든 상황이다. SK플래닛의 시럽페이도 비슷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업체들은 큰 피해를 받지 않는 대신 간편결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삼성페이의 등장을 반기는 모습이다.
유통 3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지만 삼성페이와 직접적 경쟁은 피해가는 형국이다. 시범 운영과 사용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승부는 어렵다는 평가다.
먼저 신세계그룹(신세계)은 지난 7월 23일부터 신세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간편결제 앱 SSG페이를 출시했다. 출시 두 달여만에 다운로드 수 43만명을 돌파하며 시장 선점에 한 발 앞선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도 이달 말 간편결제 서비스 L페이를 내놓고 계열 유통업체에 시범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도 H월렛으로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안드로이드 페이와 애플페이의 경우 국내 환경상 도입 시기가 늦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다양한 간편결제 시스템이 출시됐거나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확산된 데다 아직 오프라인 결제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현재로썬 삼성페이의 시장 장악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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