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집착보다 나만의 강점 쌓아
기업들 이색 채용 도전 '미생 끝'
특정분야 경험 중시에 한우물만
열정 평가 '스타 오디션' 집중공략
책 출간한 스토리 내세워 어필도
요즘 대기업,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일제히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수 많은 채용제도에도 불구하고 청년 구직자들에게 일자리 구하기란 ‘취업 절벽’으로 통할 만큼 험난하다. 기업들이 사람을 많이 뽑지 않는 데다 구직자들의 학점, 영어점수, 인턴 경험 등 스펙이 갈수록 올라가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업 절벽에도 뚫고 들어갈 틈새가 있다. 기업들이 구직자들의 비슷한 스펙 대신 차별화된 개인 역량을 중시하는 독특한 평가제도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개성 강한 구직자라면 오히려 기업마다 실시하는 이색 평가제도를 노려 볼 만 하다. 이를 위해서는 여기 맞는 구직자들의 취업 전략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KT는 2012년부터 마케팅, 소프트웨어(SW) 개발, 보안 등 특정 분야 경험을 선발 기준으로 삼는 ‘달인 채용’과 참가자의 의지와 열정만 평가하는 ‘스타 오디션’을 시행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패션 감각을 드러내는 전신사진과 자기소개 자료만 제출하는 ‘패션 피플’ 이라는 특별 채용을 실시한다. SK그룹은 서류 대신 면접관에게 개인 스토리를 들려주는 ‘바이킹 챌린지’를 도입했다.
바이킹챌린지를 통해 올 상반기 SK텔레콤의 신입사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희성(31)씨는 서류 평가에서 눈에 띄기 쉽지 않은 탓에 처음부터 경험을 내세울 수 있는 입사 제도를 공략했다. 4년 전 서울 소재 대학교 정보사회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점 평균 3.4, 토익 800점대, 자격증은 문서편집 관련이 전부였다.
김씨는 “중학교 때부터 매년 했던 일을 일대기 식으로 정리한 뒤 평범한 것을 하나씩 지워나가니 자랑할 만한 일이 3, 4개 남았다”며 “이렇게 강점을 찾은 다음 SK 인재상과 연결시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시절 서울시장 등 유명인 50여명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출간한 경험을 ‘적극 도전하는 의지’로 풀어 소개했다.
올해 LG유플러스에 입사한 고나영(24ㆍ여)씨도 특별 전형인 ‘캠퍼스 캐스팅’을 통해 지방 출신이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놓았다. 캠퍼스 캐스팅은 입사 후 같이 일하게 될 팀장급들이 직접 지방 대학을 찾아가 현장 면접으로 뽑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에서 일할 사원을 해당 지역에 익숙한 인력 가운데 찾으려는 취지다. 고씨는 “내세울 만한 공모전 수상이나 자격증이 없었는데 캠퍼스 캐스팅은 해당 지역의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 모두에게 면접 기회를 줬다”며 “약점을 경쟁력으로 살릴 수 있는 틈새 전형을 노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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