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ㆍ이태원 클럽 가서 직거래
군 검찰에 적발돼 2심 재판 중
판매책 이례적… 1명은 흡입도
군 마약사범 급증 "기강 문란"
현역 공군 장교들이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하다 군 검찰에 적발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역 군인들이 마약 판매책으로 활동하다 재판에 회부된 경우는 이례적이라 군 내부 기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검찰이 21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한 전투비행단 시설대대 소속인 A(27) 중위(진)와 항공운항관제대대 소속 B(27) 중위(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홍익대 주변과 이태원에서 일반인 6명에게 23회에 걸쳐 대마를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군 검찰에 적발됐다. 군 검찰은 이들이 주말마다 B 중위의 친척으로부터 경기 용인과 분당 등지에서 대마를 받아 서울에 올라온 뒤 홍대와 이태원 클럽을 돌며 구매자와 직거래한 사실을 밝혀냈다. 두 사람은 평소 알던 지인들을 통해 구매자를 소개받았고, 클럽 내부에서 은밀하게 거래를 했다. A 중위는 특히 판매와 동시에 자신도 대마를 흡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AㆍB 중위는 올해 4월 구속 기소됐고, 6월 열린 1심에서 각각 징역 8월과 6월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현재 국군교도소에 수감돼 2심을 기다리는 중이다. 군 검찰은 두 사람이 근무하는 해당 부대 내부에서 마약을 판매하는 현역 장교들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검거했다.
현역 장교가 직접 마약 판매책으로 나서는 등 군 내부의 마약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마약사범 단속 결과를 보면 육ㆍ해ㆍ공군의 마약사범은 2013년 4명에서 지난해 17명으로 급격히 증가했고, 올해도 6월까지 7명이 적발됐다. 육군이 1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군과 해군이 각각 7명, 4명 순이었다. 소위 ‘물뽕’으로 불리는 GHB와 스파이스라 불리는 XLR-11, 졸피뎀 등 신종 마약을 접하는 횟수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미경 의원은 “현역 군인들이 마약 ‘거간꾼’으로 전락한 현실은 문란해진 군 기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군 당국은 조속히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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