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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대한민국 최고 왼손 투수로 손꼽히는 SK 김광현(27)과 KIA 양현종(27)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인천SK행복드림구장. 에이스 자존심과 팀의 5강 싸움이 걸린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앞선 네 차례 맞대결에서는 김광현이 우위를 점했다.
김광현은 2승1패 평균자책점 2.16, 양현종은 2패 평균자책점 8.40을 기록했다. 마지막 대결인 지난해 4월18일에는 김광현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양현종은 6⅓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김광현이 유독 KIA를 상대로 강했던 점을 비춰볼 때 5번째 대결 역시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이날 승자는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6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내줬지만 6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후반기 들어 가장 투구 내용이 좋았다. 직구 평균 시속은 140㎞ 초반대에 그쳤지만 직구로 완급 조절을 했다. 최고 시속 145㎞부터 최저 시속 133㎞까지 변화를 줬다.
총 투구 수는 77개로 경제적인 투구를 했고, 직구(40개) 위주로 던지면서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16개), 커브(2개)를 섞어 던졌다. KIA 벤치는 양현종으로 길게 끌고 갈 수 있었지만 후반기에 안 좋았던 관리해주는 차원에서 6이닝 만에 내렸다. 양현종은 이날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2.49까지 끌어 내렸고 시즌 14승(6패)째를 수확했다.
팀 타선의 지원도 모처럼 화끈했다. 필이 솔로 홈런 2개를 치는 등 10안타 3볼넷을 묶어 7점을 뽑았다. 양현종의 뒤를 이은 최영필(2이닝 무실점)-한승혁(1이닝 무실점)이 나머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 팀의 7-0 승리를 지켰다. 3연패를 끊은 KIA는 63승70패로 5위 롯데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김광현은 5⅓이닝 7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 잘 던지던 그는 4회초 선두 타자 브렛 필에게 솔로포를 맞아 철 실점을 했다. 5회에는 다소 운이 따르지 않았다. 1사 1ㆍ2루에서 김주찬에게 2루타로 1점을 더 내줬다. 정상적인 외야 수비 위치였다면 중견수 김강민이 잡을 수도 있었지만 시프트가 걸려 있어 우중간을 빠져나갔다. 또 2사 1ㆍ3루에서는 필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낫아웃 상황이 되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6회에도 1점을 내준 김광현은 1사 1루에서 박정배에게 공을 넘겼다.
평소 시속 150㎞대 직구를 뿌리던 김광현의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8㎞에 그쳤다. 또 직구(35개)보다 슬라이더(52개) 구사 비율을 늘려 던졌는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김광현이 좋을 때는 직구 위주로 던지면서 주무기 슬라이더를 곁들여 위력을 배가시키는데 정반대의 피칭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SK는 승차는 없지만 승률에서 뒤져 5위 자리를 롯데에 내줬다.
사진=KIA 양현종(왼쪽)-SK 김광현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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