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계 업체인 엔텍합그룹이 한·이란 투자보장협정 위반을 이유로 우리 정부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투자자ㆍ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외환은행을 매각한 미국의 사모펀드 론스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팔고 나간 아랍에미리트(UAE) 부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의 회사 하노칼에 이은 세 번째 사례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ISD가 크게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엔텍합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건과 관련해 지난 14일 ISD 관련 국제중재신청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캠코는 2010년 4월 대우일렉을 파는 과정에서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인수대금의 10%인 578억원을 받았지만, 인수대금 인하 요구 등을 이유로 2011년 5월 매매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엔텍합은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냈고, 법원은 2011년 11월 계약금을 돌려주되 엔텍합은 대우일렉의 외상물품대금 3,000만달러를 갚으라는 조정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우일렉은 추가 매각입찰을 거쳐 2013년 동부그룹에 넘어갔다. 엔텍합 측은 중재신청을 통해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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