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처는 3% 예측… 5년 연속 세수 결손 불가피
정부가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내년 경제전망조차도 장밋빛에 가깝다는 연구기관들의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세수의 기반이 되는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이 정부 전망에 못 미칠 경우 내년에도 세수 결손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1일 발표한 ‘2016년 및 중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실질성장률을 3.0%로 올해(2.6%)보다 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GDP 디플레이터)은 1.0%로 전망했다. 앞서 정부가 이달 초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내년 경상성장률 4.2%(실질성장률 3.3%+물가상승률 0.9%)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민간 연구기관의 전망은 더 어둡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5일 ‘2016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실질성장률을 2.7%, 물가상승률을 0.7%로 각각 전망했는데, 정부 전망보다 무려 0.8%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 밖에 무디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모건스탠리, 노무라증권 등 외국 경제 연구기관도 최근 한국의 내년 실질성장률을 2%초반~2%후반대로 줄줄이 낮춰 잡았다.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세수 결손을 피하기 위해 내년 경제 전망은 매우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여전히 낙관적이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앞서 정부는 ‘장밋빛 경제 전망으로 세수 결손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내년 전망은 예년에 비해 훨씬 신중하게 전망했다고 자평했다.
예산정책처는 정부의 경상성장률 전망치가 여타 연구기관보다 높은 이유에 대해 “경제 구조개혁 성과가 가시화되는 경우를 전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정부가 예년보다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정부 판단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상성장률이 낮아지면 정부의 세금 수입은 직격탄을 맞는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올해 예산안을 편성할 당시 올해 경상성장률이 6.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최근 들어 실제 경상성장률이 4.0%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빚을 내 세수 부족분을 메웠다.
기획재정부는 경상성장률이 1% 하락할 경우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통상 1조5,000억~2조원 정도 세금이 덜 걷힌다고 본다. 따라서 성장률 전망이 정부 전망보다 0.2%포인트(예산정책처)~0.8%포인트(LG경제연구원) 낮아지면 세수는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1조6,000억원까지 덜 들어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년에도 정부 전망보다 세금이 덜 걷히면 2012년 이래 5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된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