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청천중학교 농구부는 여성 부원들의 강세가 뚜렷하다. 농구 기술이면 기술, 회계면 회계, 팀 운영이면 운영, 여성 부원들이 농구부가 돌아가는 데 주축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청천중 3학년으로 여자부 주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15)양은 그 중에서도 팀의 ‘사공’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양은 지난 19일 뜨거운 뙤약볕 아래 훈련이 한 창인 부원들에게 “자! 줄 서서 슈팅 6개씩!”이라며 우렁차게 외쳤다.
4년 전부터 학생들을 지도해 온 서정우(29) 강사는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4~5명의 여학생들이 찾아와서 소규모로 시작했다. 아이들이 잘 따라올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여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30여명의 학생 중 절반에 가까운 13명이 여학생이다. 신체 능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남학생들만큼 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을 꾸준히 연마한 학생들은 남부럽지 않은 농구 실력을 자랑한다. 김양과 3학년 동급생들 역시 코트 한쪽에서 고급 기술 중 하나인 ‘투맨 패스에 이은 속공 레이업’을 몸에 익히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농구 기술뿐만 아니라 꾸준한 운동으로 기초체력이 향상되자, 체육 시간에 이를 지켜본 또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농구부로 모이게 됐다. 김양은 “처음 농구를 시작할 때는 50m 달리기가 9초대였는데 올해는 7초55에 골인했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김양은 또 “키는 4cm나 더 컸고 몸무게는 4kg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근처 공원에서 ‘길거리 농구’를 즐길 정도로 농구의 매력에 푹 빠져든 김양이다.
청천중 농구부는 방과후 활동으로 시작됐지만 교내 농구부로서 유일한 팀인 만큼 팀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3년 내내 선후배가 농구를 통해 교류하면서 깊은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다. 대회 출전을 위해 사비로 유니폼을 맞춰 입은 학생들도 대다수다. 고교에 진학한 선배들도 후배들과 농구를 즐기기 위해 종종 모교를 찾는다.
청천중학교는 원래 교내 예산을 편성해 방과후 활동으로 농구 교실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국민생활체육회(회장 강영중)의 지원을 받아 ‘신나는 주말생활체육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농구 교실을 이어오고 있다. 방과후 활동과는 달리 신청 인원이 초과돼도 수업을 그대로 진행한다. 신입 부원들이 꾸준하게 나오기만 하면 출석부에 등록시켜주고 강습료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공동기획:국민생활체육회-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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