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식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한국 전용 ETF의 유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중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한국 캡트 ETF(iShares MSCI Korea Capped ETF)'에서 8월 한달간 3억1,000만 달러가 유출됐다.
이는 2000년 5월 펀드 설정 이후 월간 기준 최대 환매 규모로, 이번 유출액은 순자산의 9.8%에 달한다.
기존 최대 유출액은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직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2011년 11월의 2억9,000만 달러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이 펀드는 한국 전용 글로벌 ETF 순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한국 관련 상품이다.
이 펀드에서는 올해 1∼3월 연속 순매도로 총 3억5,000만 달러가 유출됐다. 4∼6월에는 연속 '사자'로 총 2억6,000만 달러 순매수 기록했다.
그러나 7월 다시 순매도로 전환해 8,000만 달러가 유출됐고, 8월에 사상 최대 규모 이탈이 발생했다.
이달 들어서도 15일까지 1억7,000만 달러 매도 우위를 보이며 3개월째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펀드의 순자산은 작년 8월 말 49억 달러에서 15일 30억 달러로 1년여 만에 38%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도 펀드 순자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6∼9월 외국인 순매도 중 ETF를 통한 매도가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추세여서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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