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석민(30)의 방망이가 화끈하게 터졌다. 개인 최고 기록은 물론 리그 최고 기록까지 갈아 치웠다. 박석민은 20일 부산 롯데전에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 홈런 3방으로 9타점을 쏟아 부어 프로야구 사상 1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8타점으로 삼성 정경배(1997년 5월4일 대구 LG전) 등 총 13차례(12명) 나왔다.
첫 타석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는 2-0으로 앞선 2회초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레일리의 시속 124km짜리 커브를 받아 쳤고,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99타점을 기록 중이던 박석민은 이 홈런으로 101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첫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투런포는 시작에 불과했다. 박석민은 4-6으로 뒤진 3회초 무사 1ㆍ2루에서 레일리의 시속 142km 직구를 통타해 역전 스리런포를 폭발시켰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며 숨을 고른 박석민은 타자 일순 후 1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김성배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8구째를 공략해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박석민이 한 경기에서 3개의 아치를 그린 건 데뷔 후 처음이다. 박석민은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기회를 잡아 사이클링 홈런(솔로, 투런, 스리런, 만루홈런) 기대를 부풀렸으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박석민의 원맨쇼를 앞세워 삼성은 롯데를 17-13으로 제압하고 정규시즌 우승을 재촉했다.
인천에서는 SK가 선발 크리스 세든의 6이닝 2실점 호투와 박정권의 결승포, 앤드류 브라운의 쐐기 3타점을 앞세워 KIA를 9-2로 눌렀다. 3연승을 달린 SK는 63승2무68패로 이날 삼성에 패한 롯데(64승1무70패)를 0.5경기 차로 밀어내고 5강 싸움에서 한 발 앞서갔다. SK의 5위 탈환은 8월8일 인천 kt전 이후 43일 만이다.
2위 NC도 창원에서 넥센을 9-3으로 꺾고 7연승을 달렸다. NC 나성범은 시즌 27, 28호 홈런을 터뜨리며 4타수 3안타 5타점을 몰아쳤다. NC 선발 해커는 18승(5패)을 올려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두산은 대전에서 한화를 16-4로 대파했고, 잠실에서는 LG가 kt를 7-3으로 꺾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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