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아직 아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용희 SK 감독이 간판 타자 최정(28•SK)의 복귀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정은 지난 9일 왼 정강이 봉와직염 증세로 1군에서 빠졌다. 엔트리 말소 이후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이 지났지만 복귀 시기는 불투명하다.
김 감독은 20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최정은) 지금 몸을 추스르는 중"이라며 "언제 돌아올지 확답을 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다 낫는다고 바로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몸 상태를 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엔트리에서 빠진 뒤 최정은 매일 통원 치료를 했다.
봉와직염은 땀을 흘리면 상태가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기간 훈련을 전혀 할 수 없다. 치료를 마친 최정은 19일 재활군에 들어갔다.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퓨처스(2군) 일정이 모두 끝나 실전 감각을 익히지 못하고 바로 돌아와야 한다.
김용희 감독이 그리는 이상적인 클린업 트리오는 3번 최정-4번 정의윤-5번 박정권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최정 없이 SK 타선은 잘 돌아갔다. 19일까지 그가 자리를 비운 10경기에서 팀 타율은 0.304로 NC(0.343), 삼성(0.323) 다음으로 높았다. 시즌 팀 타율 0.269보다도 훨씬 높다. 20일 인천 KIA전에서도 SK 타선은 박정권이 2회 선제 2점포를 날리는 등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려냈다.
팀 성적 역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최정이 뛸 때는 8위에서 맴돌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승률 0.700)를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현재 팀 분위기는 지난해 시즌 막판 무섭게 치고 올라갔던 그 때와 쏙 빼 닮았다. 당시에도 최정은 부상으로 개점휴업했다.
최정의 공백은 베테랑 내야수 이대수(34)가 훌륭히 메웠다. 이대수는 하위 타선에서 이 기간 타율 0.500의 맹타를 휘둘렀다. 3루 수비에서 몇 차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를 만회하는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또 가끔씩 원 바운드 공에 어처구니 없이 삼진을 당하며 흐름을 끊었던 최정과 달리 이재원이 3번 타순에서 끈질긴 승부로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4년간 총액 86억원 잭팟을 터트린 최정에게 올 시즌은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될 만하다. 자기 관리 실패로 인한 잇단 부상에 세 차례나 1군에서 빠졌고, 현역 선수 1군 등록일수를 못 채워 FA 재자격 취득 시기도 1년 늦어졌다. 그의 이번 시즌 성적은 81경기 출전에 타율 0.295, 17홈런 58타점. 잦은 결장 탓에 지난 해 82경기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00경기 출전이 불발됐다.
사진=SK 최정.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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