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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선생님 만나는 토요일이 너무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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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선생님 만나는 토요일이 너무 즐거워요”

입력
2015.09.2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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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3군단 다문화가정에 재능기부

영어ㆍ수학부터 레크리에이션까지 지도

학력 신장 더불어 자신감도 심어줘

다문화가정 자녀 이규원(오른쪽)군이 육군 3군단 장병으로부터 기타를 배우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 이규원(오른쪽)군이 육군 3군단 장병으로부터 기타를 배우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강원 인제군 하남초교 1학년인 변진서(여ㆍ7)양은 매주 토요일이 가장 기다려진다. 군인 선생님들로부터 영어와 수학, 중국어는 물론 즐거운 레크레이션까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아픈 아빠를 대신해 베트남인 엄마가 집안 일과 농사를 모두 책임져야 해, 주말이면 홀로 지내야 하는 진서에게 군인 아저씨들은 좋은 스승이자 친구다.

외모와 서툰 우리말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이규원(8)군도 군인 선생님들을 만나 자신감이 생겼다. 이군은 “요즘 기타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활짝 웃었다. “군인 아저씨들을 통해 친구들과 조금 다른 외모는 정말 작은 차이임을 알게 됐다”는 최도현(11) 군은 “영어를 잘하는 멋진 군인이 되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얘기했다.

육군 3군단이 다문화어린이들의 ‘희망 도우미’로 나섰다. 3군단은 도시에 비해 학습시설이 부족한 산간지역 어린이들의 사연을 접한 지난 5월부터 인제군 상남면 사무소와 서화면 문화복지센터에서 매주 토요일 재능기부를 진행 중이다. 3군단 예하 공병여단과 103통신단, 포병여단에서 선발된 장병 23명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선생님이자 ‘희망 전도사’. 우리 군에서 다문화가정 학습지원에 나선 것은 육군 3군단이 처음이다.

대도시 못지 않은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학력격차 해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다문화지원센터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재능기부에 참가하는 장병들은 중국 베이징(北京)대, 미국 앵커리지대 등 국내외 명문대에 재학 중 입대한 우수 자원들로 대도시에서도 쉽지 찾기 힘든 명강사이기 때문이다. 중국어 강의를 맡고 있는 선우동훈(24) 일병은 중국 여성과 약혼한 예비 다문화가장이다. 선우 일병은 “관심이 필요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보듬고 희망을 심어주는 장병들은 이제 또 다른 가족이 됐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영어강사인 유석호(26) 일병은 “군생활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이라며 “밝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매주 토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기태(24), 김태희(24) 상병과 윤수빈(22) 일병도 통역 자원봉사 등 입대 전 경험을 살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김순옥 인제군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장은 “군인 선생님들은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진정한 나눔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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