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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아바나 도착…"쿠바·미국 화해의 길 지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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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아바나 도착…"쿠바·미국 화해의 길 지속해야"

입력
2015.09.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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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19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공항에 도착해 영접나온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19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공항에 도착해 영접나온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해 역사적인 열흘간의 쿠바·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이날 오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직접 나와 교황을 직접 영접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에게 쿠바와 미국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 우리는 그러한 협력과 친교의 연대를 새롭게 한다"며 "이는 교회가 사회의 실존적 경계지역까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데 필요한 자유와 수단과 공간을 지니고 쿠바 인민을 계속 지지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미국과 쿠바의 지도자들이 관계 개선을 위해 참을성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최근 몇 달간 우리는 희망에 찬 사건을 목격했다"고 평가하면서 "정치지도자들이 이 길에서 참을성 있게 견디고 그 잠재력을 모두 개발하기를 촉구한다. 이것이 전 세계에 화해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쿠바 방문 기간 쿠바인들과 연대의 뜻을 보여 주고, 또 히스패닉계가 미국 가톨릭 교회의 기반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와 미국의 역사적인 화해를 이루는 데에 비밀 중개자 역할을 했다.

그는 미국과 쿠바가 작년 12월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기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에 갇혀 있는 쿠바의 정보요원과 쿠바가 감금한 미국인 앨런 그로스의 석방을 권유했다.

또 같은 해 10월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현안들을 논의하는 자리를 주선함으로써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하는 첫 교황이 될 예정이며, 또 미국 방문 기간에 선교사인 후니페로 세라(1713∼1784)를 성인으로 선포함으로써 미국 땅에서 이뤄지는 첫 시성(諡聖)을 주관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쿠바 방문은 역대 교황 중 세 번째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98년 1월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의 초청으로 처음 방문했고, 2013년 3월 베네딕토 16세가 두 번째로 방문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워싱턴 등 미국 도시 방문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에 앞서 쿠바를 방문함으로써 미국과 쿠바의 외교 관계 복원 이후 경제 봉쇄 조치 등 이해가 대립하는 사안에 대한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쿠바와 미국 워싱턴을 거쳐 유엔총회에서 25일 연설을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사회에 미국과 쿠바 관계와 관련한 어떠한 주문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도 집권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 등의 연설이 예정된 28일 연단에 오를 전망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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