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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영역까지 넘보는 로봇

입력
2015.09.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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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그림 그리는 AI프로그램 개발

헤럴드 코헨이 '아론'과 함께 완성한 작품. 헤럴드 코헨 제공
헤럴드 코헨이 '아론'과 함께 완성한 작품. 헤럴드 코헨 제공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져 온 예술 분야마저 기계가 섭렵하는 시대가 곧 닥칠 수 있게 됐다고 BBC가 18일 보도했다. 창의력을 발휘해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로봇이 걸작을 완성하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BBC가 소개한 ‘아론’은 그림을 스스로 그리도록 설계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아론이 설치된 컴퓨터와 기계장비는 화면에 가상으로 그림을 복원하는 게 아니라, 실제 캔버스 위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 기존 프로그램들과 완전히 다르다. 놀라운 점은, 사진을 보고 따라서 그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간섭 없이 알아서 색과 모양을 선택해 그림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화가이면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인 헤럴드 코헨은 아론에 사진 정보가 아닌 사물과 인간의 신체 구조에 관한 정보들을 주입하면서 스스로 그림을 ‘창작’하도록 이끌었다. 당초 단순히 코헨을 도와 그림을 그리는 데 그쳤던 아론은 결국 주입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코헨은 “이제 아론이 나보다 색을 더 과감하게 선택하기도 한다”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색채가로도 손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개발된 인공지능프로그램 대부분은 아론에 버금가는 독창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인간은 창작활동을 하는 도중 목표나 표현 방법을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은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는 한가지 목표만 수행하는 게 보통이다. 주변에서 영감을 얻으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인간과 달리 컴퓨터는 영감을 떠올리기는커녕 감정도 느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사실상 아론과 같이 예술활동을 하기란 미진한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면 인공지능에게도 세상을 인식하는 독창적인 관점이 생길 수 있다고 예측한다. 신경망으로 이루어진 컴퓨터 인공 뇌에 데이터를 무한대로 주입해서, 인공지능이 데이터의 패턴 속에서 관점을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일례로 무인자동차를 개발한 구글의 X랩은 효율적인 사진 검색 방식을 개발하려고 인간의 뇌를 모방한 신경망을 연구하던 중 인공지능의 자체 학습과정을 밝혀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의 주파수가 안 맞을 때 나오는 백색소음처럼 인공 신경망이 특정 사진의 요소를 불규칙한 잡음으로 받아들여 모방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제3의 그림’을 완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마크 리들 조지아 대학교 교수는 구글의 인공지능이 사진 검색을 통해 얻어낸 정보를 토대로 그림을 그려낸 사실에 대해 “그림을 온전히 알아보기 어려워 아직은 독창적인 창작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상태”라며 “예술가에 버금가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인간이 누리는 세상을 데이터로 환산해 로봇에 모두 주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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